우리, 민영화 앞두고 은행-지주사 간 이사회 합치기 돌입KB, 내외로 계속되는 갈등 '풍파'… 임영록 책임론 나올까하나, '김승유맨' 대폭 물갈이… '새 사람'에 주목신한, '한동우 2기' 출범 무리없을 것으로 전망
  • ▲ 각 금융사와 은행들의 2014년 정기주주총회가 임박했다. 사진은 지난 2013년 열린 신한금융 주주총회 모습 ⓒ 연합뉴스
    ▲ 각 금융사와 은행들의 2014년 정기주주총회가 임박했다. 사진은 지난 2013년 열린 신한금융 주주총회 모습 ⓒ 연합뉴스


    각 금융사와 은행들의 2014년 정기주주총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0일 우리·하나·외환은행을 시작으로 21일 우리·하나금융, 26일 신한금융, 28일 KB금융 등 4대금융사와 소속 은행들의 주총이 예정돼 있다.

주총에서 다뤄질 구체적 안건은 각 사마다 다르지만, 주총을 통해 새로운 경영진들이 확정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사외이사들이 대거 교체된다는 점에서 향후 의사결정 구조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 우리금융 마지막 주총… '이사회 합치기' 돌입

우리금융은 이번 주주총회가 사실상 마지막이다. 민영화를 위한 우리은행과의 합병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대규모 손실이 주총의 첫 번째 난관이다. 우리금융은 당초 28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경남·광주은행 분할시 세금을 감면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의 국회통과 불발로 6043억원의 법인세를 선반영했고, STX조선해양 추가 지원과 팬택 워크아웃 신청 등으로 2200억원의 충당금이 추가로 반영됐다. 결국 5377억원의 순손실로 돌아섰다. 

주총에서는 신규 사외이사 4명을 선임하는 방안도 처리될 예정이다. 전체 사외이사 규모는 현재 7명에서 6명으로 줄어들고, 이들은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겸직한다. 지주사와 은행의 통합에 앞서 이사회 먼저 합치는 셈이다.

구체적으로는 주총에서 박영수 사외이사와 채희율 사외이사가 우리은행의 사외이사를 겸하고 우리은행의 장민 사외이사와 임성열 사외이사는 우리금융의 사외이사 업무를 맡도록 할 예정이다.

또 신규 사외이사에 최강식 연세대 교수와 오상근 동아대 교수를 선임할 예정이다. 이들 2명도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사외이사를 동시에 맡는다.

앞서 20일 개최되는 우리은행 주총에서는 수석부행장 선임이 관심사다. 정화영 우리금융 부사장과 이동건 우리은행 부행장 등이 거론되지만, 김양진 현 수석부행장이 유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은행 매각 작업으로 차기 수석부행장의 임기가 9개월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 금융사고 후폭풍에 내부 갈등… KB금융 주총 '아수라장' 될까

KB금융 주총은 그 어느 지주사보다도 커다란 풍파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안팎의 잇단 사건·사고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질타도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 국민은행 새 노조가 최근 지주사와 은행의 경영진에 잇달아 법적조치를 취하는 등 내부 갈등 역시 적지 않아 주총장에서도 잡음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은행·국민카드 등 KB금융 내부에서 금융 사고가 잇따르면서, 주총장에서 임영록 KB금융 회장 책임론이 제기될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KB금융은 7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3명을 교체한다. 조재목 이사는 5년 임기를 마쳤고, 이영남·배재욱 이사는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조재호 서울대 교수와 김명직 한양대 교수, 신성환 홍익대 교수가 새로 선임된다. 

최근 인수절차를 마무리한 우리파이낸셜의 사명을 KB캐피탈로 변경, 자회사로 공식 편입하는 절차도 밟게 된다. KB캐피탈은 KB금융의 11번째 자회사다. 

이와 함께 주총을 전후해 고객 정보유출 사태로 공석이 된 KB국민카드 사장의 후임도 결정될 전망이다. 임 회장은 내부 출신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하나금융 '김승유 사람' 교체… 새 사외이사 주목

하나금융 역시 하향 조정된 실적이 주총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KT ENS 납품업체의 사기대출 피해를 입은 하나은행 탓에, 하나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당초 1조200억원에서 9338억원으로 줄었다. 3년 연속 당기순이익 1조 달성에 실패한 셈이다.

하나금융은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5명 중 4명을 교체한다. 특히 이번에 물러나는 사외이사 4명은 김승유 전 회장 시절 선임된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새로 선임될 사외이사는 △윤종남 법률사무소 청평 대표변호사 △송기진 전 광주은행장 △정창영 전 철도공사 사장 △김인배 이화여대 교수 등 4명이다.

하나금융 주총 하루 전날 열리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주총은 은행장의 연임과 신규선임이 예정돼 있다. 앞서 이사회 결의대로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연임되고, 김한조 외한은행장은 신규 선임된다. 

외환은행의 경우 카드사업 분할건도 논의된다. 당초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의 통합을 위한 외환카드 사업 분할 작업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금융당국의 예비인가가 미뤄지면서 지연되고 있다. 주총이 이루어지는 20일 전에 금융당국으로부터 카드사업 분할에 대한 예비인가를 승인받지 못하면 안건은 다음으로 미뤄진다.

◇ 신한금융, 작년에 이미 결판… 평탄한 주총 예상

신한금융 주총은 한동우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는 자리다. 지난해 말 재선임 논의 과정이 예상보다 순탄했기에 주총에서도 무리 없이 '2기 한동우 체제'의 출범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기가 만료되는 9명의 사외이사 중 윤계섭·이정일 이사의 후임으로 이만우 고려대 교수와 정진 진코퍼레이션 회장을 새로 임명한다. 권태은·김기영·김석원·남궁훈·이상경·히라카와 하루키·필립 아기니에 이사 등 7명은 연임된다. 이사회의 재일동포 점유율(4명)이 유지되면서 재일동포 주주들도 한 회장의 연임에 지지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동대 제주은행장, 이원호 신한신용정보 사장 등 자회사의 신규 최고경영자(CEO) 선임도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