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까지 카지노·호텔·컨벤션센터 조성 영종도 대규모 프로젝트 차질 수두룩… 섣부른 기대감은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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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모의 땅'으로 취급받던 인천 미단시티가 카지노 복합리조트 개발 호재를 등에 업고 한국판 라스베이거스를 꿈꾼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8일 영종도 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 허가 사전심사에서 중국·미국계 합작사인 '리포&시저스 컨소시엄(LOCZ)'이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LOCZ는 2018년까지 영종도 미단시티에 7천467억원을 투입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 호텔, 쇼핑몰, 컨벤션을 짓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2008년 기반공사 착공 후 10년 만에 허허벌판의 매립지가 국내 관광서비스 산업의 메카로 부상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단시티 사업은 영종도 북단 운북동 270만㎡ 일대에 레저·관광·비즈니스 기능을 결합한 복합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추진됐다.

     

    미단시티 이름은 인천의 아름다움을 뜻하는 '미(美)'와 사업부지 옛 지명인 예단포의 '비단 단(緞)'자를 따 지어졌다.

     

    이름처럼 사업 초기에는 기회의 땅에 비단길을 놓듯 개발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리포인천개발(미단시티개발 전신)은 2007년 5월 출범식을 열고 이듬해 기반 조성 공사를 주도하며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미단시티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인데다 해안가를 끼고 있어 외국인을 겨냥한 관광·서비스산업을 추진하기에 천혜의 입지를 갖췄다는 평가도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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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2008년 하반기에 촉발된 국제금융위기는 미단시티 개발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100년 이상 전통을 지닌 세계 유수 투자은행까지 잇따라 파산하는 금융위기 속에 투자자의 돈줄은 말랐고 부동산 시장은 얼어붙었다. 미단시티를 포함한 국내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피해갈 수 없었다.

     

    미단시티개발은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해 수천억원대 채무 상환 압박에 시달리다가 상환 기일 연장을 거듭하며 급한 불을 끄기 바빴다.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미단시티 사업은 2012년 중반을 기점으로 미세한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LOCZ가 미단시티 중심부에 복합리조트를 짓겠다고 발표한 직후부터다.

     

    LOCZ는 작년 1월 카지노업 사전심사를 청구했다가 부적합 판정을 받아 한차례 고배를 마셨지만 국제금융위기 이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투자자 사이에 영종도 카지노 기대감은 커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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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작년 5월 미단시티 복합리조트 부지 옆 업무용지 1필지가 국내 사업자에게 처음으로 팔렸고 이후 부지 매각 계약이 잇따라 성사되면서 현재 미단시티 부지 58필지 가운데 38필지에 대한 매각이 완료됐다. 매각 수익은 약 5천500억원에 이른다.

     

    미단시티개발의 2대 주주인 인천도시공사의 한 관계자는 "LOCZ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수요 증가로 주변지역 토지 분양이 탄력을 받고 있다"며 "카지노 복합리조트 유치로 영종경제자유구역의 전반적인 개발사업도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단시티는 총 270만㎡ 규모로 조성됐으며 2011년 도로, 상·하수도, 가스, 전기, 통신 등 모든 기반시설이 준공됐다.

     

    분양면적은 58개 필지 110만㎡로 일반상업지역 42%, 일반주거지역 42%, 중심상업지역 13% 등으로 구성됐다.

     

    인천도시공사는 카지노 복합리조트 주변 토지를 위락·상업용지 등으로 변경해 투자 유치활동을 강화하고 부동산투자이민제 대상도 기존 콘도·별장에서 외국인이 선호하는 리조트·아파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에잇시티·밀라노디자인시티·브로드웨이프로젝트 등 영종도에서 추진되던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중도에서 어그러진 사례도 적지 않아 섣부른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카지노업 적합 판정도 '예비허가'의 성격으로 카지노업 허가권이 부여된 것은 아니다. LOCZ가 적합 통보를 받을 때 부과된 조건을 성실이 이행하지 않으면 적합 결정은 취소될 수 있다.

     

    만약 LOCZ가 카지노업 허가권을 받지 못한다면 카지노 없이 호텔·컨벤션센터 등 복합리조트가 들어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LOCZ도 앞서 "카지노 없이 리조트를 건설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인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