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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아는 과장된 표현입니다. 존재조차 미미할 겁니다"
"기재부나 국토부·산업부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죠"
초기 해피아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부처가 몰려있는 세종 관가 공무원들의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산하기관과 유관기관 싹쓸이는 물론 재단과 협회, 민간기업까지 고위직부터 중하위직급에 이르는 전방위적인 해피아 존재가 드러나자 공무원들은 아예 말문을 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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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3-3'
해피아 국장급 이상의 숫자놀음이다.
1급으로 1년 근무한 뒤 후배들을 위해 용퇴하면 산하기관에 3년 근무한 뒤 3년의 유관기관 근무를 거쳐 관련 협회에 마지막 3년간 재직한다는 이른바 '성골코스'이다.
후배들을 위해 용퇴한 선배의 자리마련은 당연 후배들의 몫이다. 公기관 14곳·유관기관 16곳을 포함해 한국선급, 해운조합 등이 대표적 노른자리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해수부 산하기관 14곳중 9곳의 기관장이 해피아로 분류된다. 그나마 나머지 2곳은 관료 출신이 꿰차고 있다.
선박안전기술공단, 해양환경관리공단,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 인천항만공사, 부산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한국어촌어항협회, 항로표지기술협회 등이 모두 해피아 출신이 이사장이나 원장, 사장을 맡고 있다.
140명의 임원 중 35명이 해수부 고위 공무원 출신으로 기관 당 2명 이상이 해수부 출신으로 임명된 셈이다.
14개의 기관장의 평균연봉은 1억7100만원이며 인천항만공사(3억800만원)와 해양환경관리공단(2억6100만원), 부산항만공사(2억1400만원) 3곳은 2억이 넘었다.
3년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상 기관장 임기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관련 기관장이 잇따라 사퇴하고 있다.
한국해운조합ㆍ한국선급ㆍ선박안전기술공단 회장과 이사장이 줄이어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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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이사장, 사무관→실장, 주사→전무' 중하위 직급도 '훨훨'해양수산부 공무원들은 퇴직 후 재취업 고민이 타 부처보다 더 적다고 한다.
부처 규모에 비해 산하기관과 연관기업이 많아 중하위 직급 출신도 신하기관에는 간부로 옮겨가는 일이 당연시되고 있다.
해수부가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한 2013년 퇴직자들의 재취업 현황에 따르면 서기관 이하 중하위 직급으로 퇴직하더라도 산하기관 고위직이나 민간 기업 임원으로 손쉽게 재취업하는 실태가 여실히 나타나 있다.
지난해 6월 인천해양항만청에서 과장으로 공직 생활을 마친 김모씨는 퇴직 당일 한국선급의 자회사인 한국선급엔지니어링의 부사장에 취임했다.
부산해양항만청에서 서기관으로 퇴직한 오모씨도 곧바로 해수부 산하기관인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이사장이 됐다. 같은 청 사무관이던 김모씨는 산하기관인 항로표지기술협회의 실장급 간부로 채용됐다.
서해어업관리단의 시설주사로 퇴직한 김모씨는 일주일 후 항만개발업체의 전무로 이직했다.
◇탐욕의 '해피아'"해양수산부가 통·폐합되고 부활되는 과정에서 워낙 타 부처에 많이 치이다 보니 자기 살 길은 자기가 찾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 같다."
한 대학교수가 해피아 원인을 분석한 이야기다.
해양수산 분야는 특수성과 전문성에 각광받는 분야가 아니다 보니 사회적 관심도 적고 혈연과 지연이 얽힌 '끼리끼리' 문화가 만연돼 있는게 현실이다. 그런 분위기가 탐욕의 해피아를 키운 단초가 됐다.
최근 평소같으면 무심코 지나쳤을 논란도 있었다.
처리가 무산된 '크루즈산업 육성법안'이 '해피아'를 양산할 수 있는 근거를 포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수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크루즈산업협회'가 설립될 경우 한국해운조합과 같은 이익단체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제동이 걸렸다.
해수부가 검토하고 있는 안전감독관 제도도 도마에 올랐다.
현재 선박 운항 점검을 담당하는 운항관리자와 별도로 연안 여객선 안전감독관과 화물운송선 등을 감독하는 해사안전감독관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리만 늘리려는 '꼼수'아니냐는 곱지않은 소리를 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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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협회·해운회사도 해피아 '몫'
해양수산 관련 민간협회에도 해피아들이 대거 임원으로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이 해수부와 해경 관할 민간협회와 조합 등의 법인등기부등본 등을 분석한 결과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 한국항만물류협회 등 9개 협회 및 조합에 총 47명에 달하는 퇴직관료들이 최근 5년간 이사장·감사·회장 등 임원으로 재직했거나 재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문화재단까지 해피아의 손길이 미쳤다. 국민들의 해양의식 함양을 위해 지난 2012년 만들어진 한국해양재단의 이부식 이사장도 해운항만청장 출신이다.
한·중 노선 카페리 선사 등 2천여개에 달하는 해운항만업계 곳곳에도 해피아가 포진해 있다.
위동항운(인천~웨이하이·칭다오)의 대표는 최장현 전 국토해양부 2차관이 4년째 맡고 있고 대인훼리(인천∼다롄) 대표는 이용우 전 해수부 기획관리실장이 3년째 지내고 있다.
한중훼리(인천∼옌타이)는 해수부 해운선원국장 출신인 박원경 대표가 2000년부터 15년째 사장을 지내고 있고 대룡해운(평택∼롱청)의 정홍 사장도 전 해수부 해운정책과장 출신이다.
한중 카페리도 11개사 중 4개사 대표가 관료 출신들인 것이다.
이 노선은 한국과 중국 양측이 50대 50 합작으로 선사를 운영하는 구조라 특히 정부의 입김이 센 특성 때문에 해수부 고위 관료 출신이 특정한 오너가 없는 선사의 대표를 돌아가면서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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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아 보호막 '해양구조협회'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해양구조협회가 해피아 보호막이라는 눈총을 사고 있다.
해양구조체계의 선진화를 목표로 해경청의 법정법인으로 출범한 협회는 자본금 11억원에 정부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단체지만 총재와 30명의 부총재, 50명에 달하는 이사들의 면면이 눈부시다.
총재단에는 해수부·해경 간부는 물론 해운업·단체 임원들이 모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고문 명단에는 이병석 국회부의장, 주승용·강창일·주영순·이재균 등 여야 국회의원이 들어있다.
또 오거돈 대한민국해양연맹 총재, 송영길 인천시장, 박한일 한국해양대학교 총장 등도 고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30명에 이르는 이사진에는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과 해수부 감사관 등 관련 공무원과 해운업계 대표이사가 총 망라돼 있다. 오히려 협회 이사 명단에 못 오른 사람이 이상할 정도다.
곱지않은 시선이 잇따르자 해수부는 최근 이 단체에 대한 보조금 중단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