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꼼꼼한 비교 분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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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제주항공 제공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LCC의 가격과 서비스가 달라 소비자들의 꼼꼼한 비교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팽창하는 LCC 시장=국내외 LCC(Low Cost Carrier, 저비용항공사)를 타고 해외여행을 다녀온 우리나라 사람의 비율이 지난해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넘어선 이후 올초 4개월 동안에는 3%포인트 늘어나 전년대비 20.7%의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해외여행을 다녀온 승객은 1405만 명이었다. 이중 14.1%인 198만 명이 국내외 LCC를 이용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0%에서 3.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동안 기존항공사는 4.7% 증가한 반면 LCC는 무려 20.7% 증가했다.

    그러나 외국계 LCC의 탑승객은 해마다 줄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자국 항공당국으로부터 '운항 전면중단'이라는 제재조치를 받았던 에어아시아제스트와 세부퍼시픽 등 필리핀 국적 항공사의 이용객 감소가 두드러졌다.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우리나라 국적 LCC의 수송객수는 136만여명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39.2% 증가했다. 반면 에어아시아제스트를 비롯한 세부퍼시픽, 스쿠트항공, 피치항공 등 외국계 LCC의 수송객수는 62만여명으로 6.4% 줄었다.

    ◇외국계 LCC 불만 접수 급증= 이같은 국적 LCC의 급성장세와 외국계 LCC의 이용객수 급감현상은 가격과 서비스 둘 다 원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만의 독특한 심리에서 기인한다고 분석된다.

    한국소비자원의 올해 2월 발표내용에 따르면 2013년 외국계 LCC 관련 피해는 209건이 접수돼 2012년(33건) 보다 무려 6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LCC(87건) 보다 2.4배나 피해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내역을 살펴보면 '운송불이행, 지연'이 132건(63.2%)으로 가장 많았다. '항공권 구입 취소시 위약금 과다 및 환급 거절'이 62건(29.7%)이었다.

    외국계 LCC의 경우 모객이 되지 않으면 운항을 취소하고 있으며, 취소 및 환불 처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거나 환급을 거절당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한 결과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적 LCC를 경험한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계 LCC도 이와 비슷하거나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낭패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합리적인 가격에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무조건 운임만 볼 것이 아니라 외국계 LCC와 국적 LCC의 차이점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LCC에만 있다…예약, 결제 수수료= 국적 LCC는 공통적으로 인터넷, 모바일, 예약센터 등 예약방법에 따른 예약수수료를 별도 청구하지 않지만, 외국계 LCC는 예약수단에 따라 수수료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필리핀 국적의 에어아시아제스트는 콜센터나 공항카운터 등을 통해 예약하면 1만5200원의 수수료를 물린다. 일본 국적 LCC 피치항공도 콜센터를 이용하면 3만900원, 공항카운터에서 구입하면 최대 4만6300원의 수수료를 더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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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결제 수수료도 확인해야 한다. 외국계 LCC들은 카드로 결제하면 4000원부터 9000원까지 별도 수수료를 받고 있다.

    또 우리나라 국적 LCC는 국제선에서 15~20kg까지의 수하물을 무료로 위탁해주지만, 외국계 LCC는 정규운임으로 구입할 때만 무료로 해주거나 특가 및 정규운임 상관없이 위탁수하물 요금을 받는 경우가 많다.

    에어아시아제스트는 인터넷 사전예약으로 20kg 수하물을 구간당 1만8500원씩 받지만, 탑승당일 공항카운터에서는 3만원을 내야 한다. 수하물 무게도 사전에 계획하고 예약해야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다.

    항공권 취소시에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된다. 환불규정은 항공사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외국계 LCC는 특가항공권은 환불이 안된다. 정규운임 항공권일 경우에도 취소수수료가 비싼 편이다.

    일본국적 LCC 바닐라에어의 정규운임인 '코미코미바닐라'는 구간당 3만6000원의 취소수수료가 발생한다. 현금으로 환불 받을 경우 더 많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항공사도 있다.

    피치항공은 인천-오사카 노선 항공권 운임을 환불하면 구간당 1만5000원 차감한 나머지 금액을 지정된 기한 내에 항공권 예매에 사용할 수 있는 피치포인트로 환불해준다. 현금으로 환불 받고자 한다면 구간당 3만5000원의 취소수수료를 내야 한다. 외국계 일부 LCC는 항공권 종류와 관계없이 운임을 환불해 주지 않는다.

    우리나라 소비자가 이를 따지려 해도 동남아 등 현지국가로 전화해 현지어로 소통해야 한다. 반면 국적 LCC인 제주항공과 비교해보면 제주항공의 경우 국제선 취소 수수료는 특가항공권 구간당 5만원, 할인운임 항공권 구간당 2만원, 정규운임은 5000원이 부가된다. 공항세와 유류세 등은 거의 100% 환불이 되며 환불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 항공료는 돌려주고 있다.

    외국계 LCC들 중에서는 기상악화나 정비문제로 인한 결항이나 장시간 지연시 항공사는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운송약관을 갖고 있는 곳도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한국형 LCC는 외국계 LCC 보다 서비스의 질이 높은 반면 외국계 LCC 보다 항공운임이 다소 높은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