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인력 추가 투입… 임영록·이건호 징계 피하기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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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내 갈등 양상과 관련, 금융당국의 특별 검사가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KB금융과 국민은행의 내부통제가 부실한 정황을 포착하고 검사인력을 추가 투입해 특별 검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이사회 갈등이 불거지자 지난 19일과 20일 은행검사국 인력을 투입해 국민은행에 대한 특검에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금감원은 22일 검사 인력을 추가로 급파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7명 정도가 특검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KB금융 사태가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의 정면 대결 양상으로 가는 등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인력을 10여명 수준으로 늘리기로 한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KB금융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 등 부실한 점이 있다고 판단되며 신속한 검사를 위해 기존 검사 인력 외에 추가로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검사 과정이기는 하지만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의 보고서와 초기 검사 상황을 볼 때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최고경영진 사이의 의사 결정 과정에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는 점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갈등이 내부 통제 부실로 이어져 최근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의 정면충돌까지 이어졌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융당국은 신속하게 검사를 끝낸 후, 당사자에 대한 제재에 돌입할 방침이다. 따라서 내부통제를 책임져야 할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모두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 최고경영자는 내달 대규모 제재를 받는 국민은행의 각종 금융사고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IBM 기반의 전산 시스템을 유닉스 기반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놓고 이사회와 이건호 행장·정병기 감사위원 사이의 갈등이 불거진 바 있다. 이 갈등은 금융당국에 스스로 검사를 요청하는 '셀프 신고'로 이어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 정상적인 금융사 운영이 아닌 것 같다"면서 "내부통제가 안 되면 최고경영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급해진 국민은행 이사회는 김중웅 의장의 요청에 따라 23일 감사위원회에 이어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이사회 직전 열리는 감사위원회는 최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 안건은 감사위원회에서 논의된 사안에 대한 보고의 건이다. 그러나 사실상 최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갈등 전반에 대해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건호 국민은행장과 정병기 상임감사를 제외한 나머지 사내·사외이사 8명은 지난달 24일 이사회에서 의결된 전산시스템 교체 결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이사들 간 또다시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