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 원인인 경영진 물러나야"… 1·3노조 한 목소리이건호 행장 "이사회 들어가봐야 분위기 알아"… 즉답 회피
  • ▲ 긴급이사회를 앞둔 국민은행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 NewDaily DB
    ▲ 긴급이사회를 앞둔 국민은행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 NewDaily DB


    내부 갈등과 이로 인한 금감원의 집중 검사로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은행이 23일 오전 9시 긴급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긴급이사회가 이번 위기에서 벗어날 탈출구가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이사회 직전의 국민은행은 긴장감이 감도는 모습이다.

  • ▲ 윤영대 위원장(왼쪽 누운 이) 등 KB국민은행노동조합(제3노조)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유상석 기자
    ▲ 윤영대 위원장(왼쪽 누운 이) 등 KB국민은행노동조합(제3노조)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유상석 기자


    ◇ "경영진 물러나야"… 제1·제3노조 한 목소리

    국민은행 제1·제3노조원는 이 날 오전 7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 집결한 채 농성을 통해 각자의 목소리를 냈다.

  • ▲ 전국금융산업노조 국민은행지부(제1노조) 관계자들이 피켓을 든 채 시위하고 있다. ⓒ 유상석 기자
    ▲ 전국금융산업노조 국민은행지부(제1노조) 관계자들이 피켓을 든 채 시위하고 있다. ⓒ 유상석 기자


    전국금융산업노조 국민은행지부(제1노조)는 "내부 갈등만 유발하며, 경영진의 거수기에 불과한 이사진, 갈등의 원인이 된 경영진은 모두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B국민은행노동조합(제3노조)는 더욱 강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낙하산 인사"라고 못박으며 "낙하산 인사로 자리를 차지한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은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제1노조와 제3노조의 불편한 관계도 엿보였다. 제3노조는 "우리가 진짜 노조며, 저들은 사측의 어용일 뿐"이라고 제1노조를 공격했다. 제1노조 측은 이런 발언에 대해 특별한 대응은 하지 않았으나, 제3노조 조합원들이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를 외면하는 모습으로 불편한 관계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 "상황 어떻냐고요? 들어가 봐야 알죠"

    8시를 조금 넘긴 시각, 이건호 행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행장은 "오늘 이사회에서 어떤 결과가 예상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기야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기자들의 질문이 계속되자 "기자님들, 왜 자꾸 예단해서 말하라고 요구하시느냐. 이사회 분위기는 들어가 봐야 알지 않겠느냐. 이 자리는 내가 들으러 가는 자리지, 말하러 가는 자리가 아니다."며 상세한 답변을 회피했다.

    이날 이사회는 김중웅 이사회 의장의 소집으로 이뤄졌으며 앞서 감사위원회가 개최된다.


    감사위원회가 최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정병기 상임감사위원이 제기한 의혹들을 살펴보고 그 수용여부를 정한 뒤 이사회에서 사태해결을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9시부터 열리는 이사회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될지, 이사회가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될지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