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매장 공간에 과다매출 목표 책정... 업계 "MD 책임제 도입 시급"
  • ▲ 신세계백화점에서 진행 중인 팝업스토어(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신세계백화점
    ▲ 신세계백화점에서 진행 중인 팝업스토어(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신세계백화점

     
    최근 팝업스토어가 백화점 내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지만 그 열풍 만큼 업체들의 불만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업계 일각에서는 팝업스토어가 무분별하게 늘어나면서, 팝업스토어 공간에도 높은 매출 목표가 책정되는 등 부정적인 사례가 늘고 있다는 평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업체들은 정규 입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수 차례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는 반면 백화점 측에서는 시장성 테스트나 홍보를 위한 목적보다 '자사 편의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팝업스토어 내 입점 위치마다 MD(매입부 바이어)가 일정금액의 '매출'을 언급해 부담을 주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실적이 좋지 않으면 자리가 옮겨지는 경우도 있다더라"라고 토로했다.

    이어 "마치 방송 이후 판매가 저조했을 경우 모든 재고를 납품업체가 떠안는 홈쇼핑 업계의 구조적 문제와 같은 맥락으로, 팝업스토어도 실적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해결책은 홈쇼핑이나 백화점이나, 입점(혹은 방송) 이후까지 책임을 MD가 떠안는 직매입 강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MD 스스로가 브랜드와 물량을 선택하고 이를 판매한 실적으로 성과를 평가 받는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는 이야기다. 

    이에 백화점 측은 일부 사례에서 와전·왜곡 됐다는 입장이다. 

    백화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출이 부진했을 때 MD의 압박이 아닌 입점업체의 '자발적 철수'는 종종 있다"며 "요즘엔 공정거래 준수로 강압적인 자리이동은 벌어질수 없는 상황이며, 아마 있다 해도 최근 사례는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 "정규 입점은 안 돼"...신진디자이너 팝업스토어의 한계

    백화점 안에서 신진 디자이너들의 팝업스토어는 줄을 잇고 있지만, 정작 정규 입점한 소식은 좀처럼 접하기 어렵다. 백화점에서는 그저 신진 디자이너들의 팝업스토어 형식의 매장만 꾸려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백화점 측은 "백화점에 입점하려면 흐름을 같이할 시스템을 갖춘 기업이 필요한데, 신진디자이너들은 그만한 능력이 안 된다"면서 "그럼에도 신진디자이너들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팝업스토어나 페어 등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쟁력 있는 소량의 아이템만을 전개·판매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백화점 내 입점한 여느 브랜드들처럼 아이템을 다량 생산할 수 없어 매출을 올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 때문에 백화점 입장에서는 이들에게 팝업스토어 이상의 배려를 할 수 없다는 상황이다.

    또, 신진디자이너 브랜드들의 백화점 입점이 눈에 띄지 않는데는 디자이너들의 시장 진출의 기회가 늘면서 이들이 굳이 백화점 입점을 목표로 두지 않는다는 이유도 있다. 최근에는 백화점 입점 제의가 들어와도 디자이너들이 거부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이는 수수료를 감당하면서 매장을 끌고 가기에는 백화점 밖에서 열린 기회를 누리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진디자이너 팝업스토어는 백화점이 이벤트홀로 남겨둔 공간을 가장 명분 있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다. 또, 디자이너들 역시 백화점 팝업스토어만큼 가장 확실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마케팅은 없다"면서 "둘은 '상생'하는 관계일 뿐"이라고 전했다.  


    ◇ "꼭 있다!" 백화점업계, 팝업스토어 마케팅 '열풍' 

    팝업스토어가 유통업계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뜨면서 주요 백화점들은 점포별로 팝업스토어 전용 공간을 넓히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신관 9층에서 7월 15일까지 최신 욕실 패키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로얄컴바스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 로얄컴바스 팝업스토어에서는 45년간 욕실 제품을 제조해온 '로얄&컴퍼니'의 기술이 집약된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또 이와 함께 강남점 1층 아트리움에서는 이달 8일까지 백화점 최초로 천송이 선글라스로 화제가 된 젠틀몬스터 선글라스를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홍콩의 대표적인 쿠키 '제니베이커리' 팝업스토어를 오는 5일부터 8일까지 현대백화점 본점 식품관에서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현대백화점 측은 제니베이커리를 올해 하반기 주요 점포에 정식 매장으로 입점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5일부터 19일까지 본점 6층 '더 웨이브'에서 캐릭터 의류와 골프용품 브랜드인 '데니스골프'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최근 명품관 웨스트를 리뉴얼한 갤러리아백화점은 팝업스토어 공간을 7군데 마련하기도 했으며, AK플라자 역시 분당점 지하 1층 잡화매장에서 이달 15일까지 디자이너 백 전문관의 팝업스토어를 진행, 입점된 10개 브랜드를 매 월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