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문 일찍 열어 찬공기로 열기 식히기, 조명교체 등 전력 아끼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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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 보다 일찍 무더위에 유통업계가 에너지 절감에 나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대형마트 등은 전력을 아끼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동참한다.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까지 효율이 높은 LED 등으로 전 점포 주차장 형광등을 교체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인버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한 점포 관리자와 책임자에게는 전력 위기 발생 시 단계별 대응지침을 전달,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현대백화점은 더운 날에는 평소보다 2시간 일찍 출입문을 열기로 했다. 낮 최고기온이 30도 이상 예상되는 날에는 출입문을 오전 8시30분에 연다. 밤새 뜨거워진 실내 공기를 이른 아침 시원한 외부 공기로 식히기 위해서다. 공조기 사용 대신 자연 바람으로 전력을 아끼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4시간 일찍 문을 열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실내 온도를 1∼2도 정도 낮춰 전기 사용량을 한 달 평균 5∼7%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천호점의 경우 2년 전부터 가스식 냉방기를 설치해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은 오후 2시부터 4시에 활용하고 있다. 전기 대신 도시가스를 활용해 냉방효과를 내는 시스템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전력 사용량이 적은 야간에 얼음을 얼려 한낮에 냉방으로 활용하는 '빙축열 냉방기'를 설치, 본점과 센텀시티점 등에서 이용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전 점포에 빙축열 냉방기를 설치하면서 전년 대비 10% 이상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뒀다.
아울러 전기 사용량이 '관심'이나 '주의'로 떨어질 경우 후방 냉방 시설을 일시적으로 정지하고 조명도 절반 가량 소등해 운영할 계획이다. 주차장의 급배기팬도 일시 정지하고 직원용 엘리베이터도 단계적으로 운행을 멈출 방침이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대형마트 역시 올 여름 냉방을 유지하면서 전력을 아끼는 방법을 내놨다.
이마트는 고객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매장 주조명의 25%를 절전하고 7~8월에는 출입문과 창문 개방을 금지하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또한 전력 공급 부족으로 발생하는 블랙아웃(정전)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대응 훈련도 진행하고 있다. 분기 한 번씩 30분 이상의 정전 상황을 가정해 부하 운전을 진행하고 한 달에 두 번씩 발전기 시동 확인과 축전지 전압을 확인하는 등 장비 관리에도 신경쓰고 있다.
롯데마트는 냉방 시 출입문을 개방하지 못하도록 문에 경첩을 설치하고 건물 외벽에는 열차단 필름, 공조기에 인버터, 매장 냉동 집기에는 덮개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에너지를 절감하기로 했다.
더불어 다음 달부터는 무빙워크에 인체감지 장치를 설치, 고객이 많지 않은 평일 낮 시간대에는 운행을 잠시 중단해 에너지 낭비를 절약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이러한 방법으로 올해 전력 사용량(목표치 4억8000만kW)을 작년보다 5000만kW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전력 당국은 지난해보다는 올해 전력사정이 나아질 것이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원전 비리로 작동하지 못 한 원전 3기가 현재 가동 중이고 영흥5, 포천복합1, 울산복합4, 포스코복합6, 대구혁신도시 등의 전력설비가 추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설비용량은 8768만㎾로 지난해 8월 8614만㎾보다 늘었다. 올해는 설비용량도 400만㎾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무더위는 본격적인 여름철 전력 사용량을 늘려 부담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전력당국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