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변 동측 확장공사 등 '답보'"잠실역사거리 교통지옥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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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퇴근 시간 잠실역사거리는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매우 혼잡해요. 주말에는 롯데월드 방문객까지 더해져 더 말할 나위가 없고요. 이대로 제2롯데월드가 개장하면 365일 명절날 고속도로에서 볼 법한 상황이 되겠죠."(인근 지역 상가 주민)


    서울시의 작은 롯데타운으로 느껴지는 잠실역사거리. '롯데'의 명함을 달고 들어선 백화점, 오피스텔, 놀이공원, 호텔 등이 몰려있는 이곳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교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 중인 제2롯데월드가 저층부를 조기개장하려 하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롯데측은 제2롯데월드 저층부 판매시설 등에 대한 임시사용승인신청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제2롯데월드는 지상123층(555m) 롯데월드타워와 쇼핑몰, 엔터테이먼트 시설이 들어가는 저층부로 이뤄져 연면적 약 8100만㎡에 달한다. 완공되면 단군 이래 최대규모의 건축물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할 만큼 거대 규모다. 롯데물산 측이 추산하는 경제유발효과는 약 7조원, 방문객 연 1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임시사용을 신청한 시설은 저층부인 에비뉴엘(10층), 캐주얼(12층), 엔터테이먼트(12층) 3개동이다. 2016년 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인 롯데타워를 제외한 3개동을 미리 개장하겠다는 의미다.

  • ▲ 잠실역사거리는 교통체증이 심각한 곳 중에 하나다. 제2롯데월드가 개장하면 이 일대는 교통대란이 있어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뉴데일리
    ▲ 잠실역사거리는 교통체증이 심각한 곳 중에 하나다. 제2롯데월드가 개장하면 이 일대는 교통대란이 있어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뉴데일리


    문제는 조기개장에 앞서 개선해야 할 사항이 아직 남아있다는 점이다.


    특히 교통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잠실역 일대는 왕복 14차선의 넓은 도로이지만 출퇴근 시간이면 통행량이 집중돼 교통난이 심각하다. 송파대로와 올림픽대로가 만나는 잠실사거리는 평소에도 교통량이 많다. 

    뉴데일리가 찾은 12일 잠실역사거리는 송파구청 방향에서 도로 포장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더욱 교통체증이 심했다. 

     

    롯데측이 임시사용신청을 제출한 저층부가 개장한다면 쇼핑객과 관광객들이 몰려 일대가 교통지옥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는 오는 2016년에는 잠실역사거리와 잠실역 남단의 경우 약 1.4∼2.2배의 지체 시간 증가를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잠실 일대 교통난 악화는 뻔한 상황. 롯데측은 제대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개장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에서 내놓은 제2롯데월드 교통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주요교차로를 통과하는 시간은 2013년 대비 잠실역(151.1초, 41.6% 증가), 석촌호수(85.2초, 36.5% 증가), 잠실3사거리(107.7초, 36.8%증가), 송파구청(86.9초, 32.9%증가), 잠실대교남단(121.6초, 126.4%증가)로 나타났다.


    이에 조기개장 소식을 들은 잠실역 인근 주민들은 교통대란을 우려하며 불안감을 보였다. 제2롯데월드가 이대로 문을 연다면 잠실역사거리의 교통난이 더 심각해 질 것으로 예상되서다.  


    잠실 주공아파트 주민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정체가 심한 출·퇴근시간이면 이곳은 주차장으로 변한다"며 "사거리 모든 차선이 극심한 혼잡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제2롯데월드가 개장했을 때 교통체증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인근 주민 한신영(37) 씨는 "아이 학교(신천초등학교)가 아파트 단지 내에 있어 안전사고에 대한 위험은 조금은 덜한 편"이라면서도 "교통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제2롯데월드)조기개장을 한다니 아이들의 교통 안전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승객을 기다리던 택시기사 A씨도 "출·퇴근 시간은 어딜 가나 막히는 법이지만 이곳은 오고 싶지 않은 곳 중에 하나"라며 "인근에 백화점, 롯데월드 등으로 유동인구가 많아 출퇴근 시간을 피해 이곳에서 운행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 잠실역사거리에서 송파구청으로 가는 방향 차선 한가운데 화단을 정리하고 도로로 포장하는 공사가 진행중이었다.ⓒ뉴데일리
    ▲ 잠실역사거리에서 송파구청으로 가는 방향 차선 한가운데 화단을 정리하고 도로로 포장하는 공사가 진행중이었다.ⓒ뉴데일리


    제2롯데월드의 시행사인 롯데물산측은 교통 개선사업으로 6개 대책을 내놓았다.


    △잠실역 버스환승센터 설치(직접 시공 후 기부채납, 사업비 1200억원) △잠실역사거리 지하보행광장 조성(직접 시공 후 기부채납, 사업비 860억원) △교통체계 개선 사업, 첨단 교통안내 시스템구축(직접 시공) △잠실길 지하차도 건설(사업비 730억원) △탄천변 동측 도로 확장공사(공사비 450억 기부)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도로개설(1단계 공사구간 중 잠실대교 남단 하부 520m 구간 공사비 480억 부담) 등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은 계획으로만 존재할 뿐 일부를 제외하고 실제 공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탄천변 동측도로 확장공사와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도로개설 등 주요 교통개선사업이 현재 답보상태다. 

    수도권 광역버스의 주정차와 차선변경에 따른 교통혼잡을 해소하기 위한 버스 환승센터 역시 마찬가지다. 약 2만㎡ 규모로 송파대로 지하에 설치되는 이 사업은 기부체납이라고는 하지만 롯데측의 사유공간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개장 후 단체관광객의 증가로 롯데월드 이용객을 위한 주차장으로 변모할 수 있어서다. 

     

    교통체계 개선사업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 이에 롯데측이 제시한 개선사업은 허울에 불과할 뿐이라는 지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행사인 롯데물산측은 답변을 피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현재 임시사용인가를 신청한 상태이므로 답변하기 곤란하다"며 "서울시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잠실역사거리 지하보행광장과 잠실길 지하차도 건설은 공사가 완료됐다"며 "남은 개선사업도 추진 중인 걸로 안다. 임시사용승인과 관련한 문제인 만큼 서둘러서 진행하지 않겠냐"고 전했다.

    이어 "현재 초고층부 공사가 진행 중이므로 시민의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관계법령에 따라 허가조건 이행 충족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 ▲ 제2롯데월드 관련 교통 개선사업 공사는 진행중이다. 지난달 공사가 끝났어야 할 이 공사는 아직 마무리가 덜 됐다. 롯데건설 측도 공사기간이 7월까지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뉴데일리
    ▲ 제2롯데월드 관련 교통 개선사업 공사는 진행중이다. 지난달 공사가 끝났어야 할 이 공사는 아직 마무리가 덜 됐다. 롯데건설 측도 공사기간이 7월까지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뉴데일리


    한편 송파구를 중심으로 한 동남권역은 대규모개발에 따른 교통대책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감창 서울시의원은 "향후 송파구 대규모개발에 따른 1일 교통유발규모가 무려 59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서울 동남권역 전체에 미치는 교통문제를 면밀히 살펴 실효성 있는 교통대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