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등급하향·실적부진…최태원 회장 "김창근 의장 중심 단결할 것"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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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그룹이 오너 부재 경영 2년 만에 위기에 봉착했다.

     

    최태원 회장 수감 1년 6개월째를 맞고 있는 SK그룹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반도체 업황인 SK하이닉스가 성적을 끌어올리며 그룹 전체 평균을 맞춰내는 수준이다.


    ◇이노베이션 영업익 한 분기만에 85% 떨어져  

     

    그룹 근간을 이루는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실적부터 위태롭다. 우선 현금창출원인 SK텔레콤 2분기 실적의 경우 분기초 예상치보다 저조한 수준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5월 이후 통신시장의 경쟁심화로 SK텔레콤 2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을 각각 6167억원, 4조3500억원으로 내다봤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조금 아쉬운 실적"이라며 "지난 5월 시행된 단통법으로 오는 3분기까지도 (통신 3사의)게릴라성의 경쟁은 나타날 것"이라고 추측했다.  
     

    최대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증권가는 2분기 SK이노베이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6조4000억원 352억원선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보다 84.4%나 떨어진 수치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윤활유 실적 선전에도 불구하고 환율과 정제마진 하락에 따른 정유 실적 악화 및 PX스프레드 감소가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한승재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에너지 소비 중 가스 비중증가, 신재생 발전의 증가는 석유제품의 구조적인 약세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뚜렷한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SK증권과 SK해운도 올 들어 소송과 등급하향 등 잇단 악재에 시달렸다.

     

    지난 달 법원은 SK증권과 SK해운, 산은자산운용에 간접투자법상 투자자보호의무 위반 혐의로 80억원대 배상금 지불을 판결한 바 있다.

     

    게다가 SK증권의 경우 지난 2년 간 순손실을 기록해  아웃룩(등급전망) 하향 조정도 불가피했다. 지난 1일 나이스 신용평가는 SK증권 이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오너 리스크를 겪고 있는 SK그룹은 지난달 위기 타개를 위해 핵심임원 30여명이 합숙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배임죄로 징역형을 살고 있는 최 회장 역시 현 경영환경을 위기로 규정하고 옥중메모를 통해 "수펙스추구협의회 중심으로 대처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최 회장의 메모에는 "현재 경영 환경이 어려운데 열심히 해주는 임원 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며 "수펙스추구협의회와 김창근 의장을 중심으로 단결하자"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펙스추구협의회란 지난 1998년도에 최태원 회장의 부친 고 최종현 회장이 만든 경영전문가 그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