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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농수산식품 수출 전략을 고부가가치 창출에 맞추기로 했다. 내년 초 쌀 시장 개방에 대비해 기능성 쌀을 생산하는 수출 전문단지 지정을 추진하고 김치와 삼계탕, 김 등 농수산 전통·가공식품의 고부가가치 창출로 수출을 증대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농수산식품 수출 추진현황 및 확대방안'을 보고했다.
◇김치·삼계탕·유제품 수출주력 육성
농식품부는 우선 지난달 한·중 정상 합의를 바탕으로 중국과 김치 위생기준에 관한 2차 실무협의를 다음 달 중 열고 조속히 마무리할 예정이다.
세계 시장에 진출한 중국산 저가 김치에 대응해 우리 김치의 고부가가치를 살려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상품 특성상 수출 시장이 중국으로 제한됨에도 위생기준 문제로 수출이 중단된 생우유도 검역관 초청 등을 통해 수출을 재개할 계획이다.
이달 초 미국 수출 물꼬를 튼 삼계탕도 중국 등 아시아 지역 홍보를 강화하고 소 내장과 머리 고기 등 축산부산물 수출도 모색하기로 했다.
인삼은 공항 인근에 외국 구매자들이 인삼 관련 제품을 체험하고 상담할 수 있는 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7월 한·중 정상회담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동대문 쇼핑몰에서 구매한 이후 매출이 300% 증가한 한과는 수출 확대를 위해 가공시설 자금과 시설 확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시설 자금은 2015년 100억원을 융자하고 가공시설은 연말께 농지법을 고쳐 현재 1만㎡인 허용면적을 1만5000㎡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쌀 시장 개방과 관련해선 대규모 '들녘별 경영체'를 중심으로 수출전문단지를 지정해 고부가가치 기능성 쌀을 중국과 미국 등지로 수출할 계획이다.
혈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가바쌀'은 지난 4월 20t이 미국에 수출됐다. 고성지역 농민과 계약재배로 생산한 가바쌀은 미국 현지 쌀보다 가격이 2.4배 비싸다.
농식품부는 어린이 영양에 좋은 영안벼, 빈혈 예방 효과가 있는 고아미 4호 등 고부가가치 기능성 쌀을 2017년까지 10개 품종으로 늘릴 계획으로 물류비와 판촉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출 확대를 위해 지난 5월 중국에 한국산 쌀 수입 허용을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해삼·전복 등 고부가가치 수출상품 대량생산 기반 구축
해수부도 해삼, 전복 등 고부가가치 양식 품목에 대한 대량생산 기반을 갖춰 수출 증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동·서·남해안에 대규모 전복·해삼 양식섬을 조성한다. 내년까지 국비 75억원을 들여 전복섬 1곳, 90억원을 투입해 해삼섬 6곳을 조성하고 2020년까지 전복섬은 10곳, 해삼섬은 50곳을 만든다.
해수부 관계자는 "오는 10월께 중국 청도에 수산물 전용 냉동창고가 준공된다"며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연내 고급 활어 해상운반용 특수 컨테이너 5대를 제작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공상품의 경우 미국 스낵김, 중국 참치통조림, 일본 굴통조림 등 수출 대상 국가별 인기상품을 개발하고 판로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김의 경우 수출 초기에는 밥반찬용으로 수출이 국한됐으나 현재는 76개국에서 맥주 안주 등의 스낵용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해삼은 원물 상태로는 제값을 받지 못한다는 현지 소비자 수요 분석을 토대로 자숙 또는 건해삼 제품을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류 등 활용해 문화·체험 마케팅 편다
외국인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한류스타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류 스타가 출연하는 요리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농식품부가 지정하는 농가 맛집 등을 코스화하는 음식관광을 진행한다.
해외에 진출한 대기업을 통한 협력 마케팅도 강화한다. 산청 딸기의 경우 CJ프레시웨이가 산청군 29개 농가에서 생산한 딸기 약 470톤을 일괄 구매해 상급품 165톤은 싱가포르에 수출하고 중·하급품은 가공용으로 사용하면서 농가 소득이 평균 13%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농가와 식품·수출업체가 손을 맞잡는 일명 '행복사다리' 상생협의체도 구성한다.
'한국 입맛 길들이기' 차원에서 찾아가는 '푸드트럭'도 운영한다. 외국 관광객이 몰릴 인천 아시안게임·평창 동계올림픽 현장에 푸드트럭을 보내 외국인에게 농수산식품 체험 기회를 주게 된다.
온라인 채널도 적극 활용한다. 농협과 지역 특산 농수산식품 전문 홈쇼핑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타오바·1호점(중국), 라쿠텐(일본), 이베이(호주) 등 글로벌 온라인 오픈마켓 구매자를 발굴해 연 2회 수출업체와 매칭상담회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