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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에 거주 중인 박철희씨(34)는 오는 11월 도봉구 쌍문동으로 이사를 가게 됐다. 현재 사는 전셋집의 주인이 월세로 전환하겠다며 재계약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급하게 주변 전세를 찾았지만, 현재 보증금으로 갈 수 있는 곳이 없어 결국 취업 후 10년 가까이 살던 동대문구를 떠나게 됐다.#전세보증금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는 최승수씨(40).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그는 전세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는데 추가 전세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했다. 최씨는 결혼 당시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불과 2년 만에 3000만원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가 터무니없게 느껴졌다. 하지만 주변 시세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그는 비교적 전셋값이 저렴한 빌라로 이사를 고민 중이다.
최근 전셋값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세입자들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가을 이사철 재계약을 앞둔 이들은 당장 수천만원씩 추가 보증금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다.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8% 올랐다. 18주 연속 오름세다. 서울은 0.11%로 강북(0.10%)과 강남(0.12%) 모두 상승폭이 확대됐다. 경기는 매물이 부족한 오산, 수원, 화성 등을 중심으로 0.24%나 올랐고 인천도 0.12% 상승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수도권은 4.90% 상승했다. 서울은 3.18%, 경기 5.79%, 인천 6.01% 올랐다.
이처럼 전셋값이 증가한 것은 가을 이사철을 맞아 직장인과 신혼부부 등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또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월세전환 가속화 등도 영향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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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올가을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도 전년 동기보다 25.0%나 감소해 공급부족에 따른 전셋값 상승은 계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9~11월 국토교통부의 전국 입주예정 아파트 현황을 보면 수도권 입주예정 아파트는 1만9595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3.0%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6303가구)과 경기(9347가구), 인천(3945가구)은 각각 4.4%, 20.6%, 35.8% 줄어든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팀장은 "완연한 가을에 접어들었지만 전세 물건이 여전히 부족해 가을 전셋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입주 물량이 집중된 지역을 찾아보면 좀 더 수월하게 전세 물건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별 대규모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은 서울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1547가구), 인천 송도 더샵 그린워크 D11·16블록(1379가구), 경기 파주 교하신도시 롯데캐슬(1880가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