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 납품으로 현지 日업체 사로잡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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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해외 스테인리스 생산법인인 포스코-타이녹스가 올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난 3년간 적자를 이어왔지만 고객사 다양화와 실수요 판매 비중 증가를 통해 판매량을 빠르게 증가시키고 있다.
21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타이녹스의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82%를 넘어섰다. 포스코 측은 포스코-타이녹스의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24%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타이녹스는 태국 동남부 라용 공업단지에 있는 동남아시아 2위의 고급 스테인리스 냉연 생산 공장이다. 연간 생산능력은 22만t 규모로, 지난 2011년 9월 포스코가 타이녹스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포스코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사실 포스코-타이녹스는 포스코가 인수한 시점부터 지난 3년간 적자기조를 유지해왔다. 이에 업계에서는 권오준 회장의 포스코 재무구조개선 시나리오 중 '포스코-타이녹스 매각안'이 들어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었다.
그러나 포스코-타이녹스는 지난해 9월부터 흑자 움직임이 시작되더니 올 상반기까지 110만 달러 이상의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 태국 내수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오형수 포스코 타이녹스 법인장은 "포스코-타이녹스 인수 후 적자가 지속되어온 것은 사실"이라며 "스테인리스 경기가 부진했다는 점과, 인수 전 타이녹스의 판매구조가 취약했다는 점, 기술개발능력 등이 미약했다는 점들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이 적자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적자는) 구조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일이라 생각한다"며 "인수 후 유통이 중심이 됐던 판매구조를 실수요 기반으로 옮겨오고, 고수익 강종 판매 등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펼친 결과 지난 9월 이후 쭉 흑자기조를 유지해오고 있다. 스테인리스강의 소재인 니켈의 가격이 변동되는 등의 상황이 우려되지만 올해는 기필코 흑자전환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태국의 경우 일본계 자동차 및 전자업체들이 일찍이 현지에 공장을 보유하고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에 "일본계 자동차·전자업체들과 일본 철강업체들의 '끈끈한 벽'을 어떻게 허물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형목 포스코-타이녹스 마케팅본부장은 "일본 철강업체들과 달리 포스코-타이녹스는 현지에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빠르고 신속한 납품, 확실한 애프터서비스 등을 통해 일본 자동차·전자업체 들을 공략할 것"이라 답했다.
이어 김형목 마케팅본부장은 "태국의 연간 스테인리스 수요는 25만t인데, 그 중 10만t이 자동차·가전 등으로 빠진다"며 "현재 포스코타이녹스는 10만t의 수요 중 2만t밖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지만, 오는 2016년까지 공급량을 5만t으로 확대해 안정된 판매기반·수익성 확보 등 2마리의 토끼를 잡을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한영환 포스코-타이녹스 재무관리본부장은 "포스코는 현재 포스코-타이녹스의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는데, 향후 경영권 행사에 큰 걸림돌이 없는 선에서 일부 지분의 매각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포스코-타이녹스 지분은 지난 2012년 인수 당시 95%에 달했으나, 당시 맺었던 콜옵션과 관련해 지난해 태국 프라윳가(家)에 10%의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