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석 의원 "공개된 역외탈세혐의자 182명 중 48명만 조사, 단 3명만 고발" 지적
  • ▲ 임환수 국세청장 ⓒ연합뉴스
    ▲ 임환수 국세청장 ⓒ연합뉴스

     

    국세청이 해외 조세회피처에 서류상의 회사만 설립해 놓고 거액의 재산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182명 중 48명만 세무조사를 벌인 것으로 나타나 '부실 세무조사' 논란에 휩싸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원석 의원(정의당)은 8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국세청에서 열린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역외탈세혐의자 182명 중 국세청이 134명에 대해선 제대로 조사하지 않아 감사원으로부터 '특별감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뉴스타파는 지난해 5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케이먼군도 등 해외 조세회피처에 법인을 설립한 한국인 182명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명단이 공개된 주요 인물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삼남 김선용씨, 최은영 한진해운홀딩스 회장, 이수영 오씨아이(OCI) 회장, 전성용 경동대 총장, 오정현 전 에스에스씨피(SSCP)대표 등이었다.

     

    박 의원은 이와 관련 "국세청은 올 9월까지 182명 중 약 26%인 48명에 대해서만 세무조사를 실시해 1324억원을 추징했다"며 "조사한 이들 가운데서도 1%에도 못 미치는 3명만 검찰에 조세범처벌법 위반혐의로 고발조치 했다"고 주장했다.

     

    고발 조치된 3명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 이수영 오씨아이(OCI) 회장, 오정현 전 에스에스씨피(SSCP)대표 등이다.

     

    이들에게 추징한 세액은 총 823억원이다.

     

    박 의원은 "이들 이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삼남 김선용씨와 최은영 한진해운홀딩스 회장과 전성용 경동대 총장 등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한 적 있느냐"고 임환수 국세청장에게 따져 물었다.

     

    임환수 청장은 이에 대해 "개별 세무조사 여부에 대해선 현행법상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박 의원은 또 "국세청이 나머지 134명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지 않아 감사원으로부터 특별감사를 받았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임 청장은 "감사원의 감사는 매년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세무조사가 필요한 60여명에 대해서만 조사했고 나머지는 사후 관리하고 있다"며 "감사원 감사 결과 국세청 역외탈세 조사에 문제가 드러나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임 청장은 또 "단지 조세회피처에 회사를 두고 있다는 것만을 가지고 세무조사를 벌일수는 없다"면서 "다만 일반 납세자와 달리 탈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박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임 청장에게 "감사원의 특별감사를 받은 사실을 아느냐"고 물었고 임 청장이 "특별감사가 아니라 정기감사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뒤늦게 감사원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특별감사'라는 사실이 확인되자 박 의원은 "국세청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위증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임 청장은 오후 국감 시작에 앞서 "감사원의 특별감사가 맞다"고 사과하며 머리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