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찬 전 부행장 사퇴… '토종 KB맨' 후보 사라져내부 반발여론 심화… "고발 통해 저지" 움직임도
  • ▲ KB금융 회장 선출전이 결국 외부인사들만의 리그로 꾸려지게 됐다. ⓒ NewDaily DB
    ▲ KB금융 회장 선출전이 결국 외부인사들만의 리그로 꾸려지게 됐다. ⓒ NewDaily DB

    KB금융 회장 선출전이 결국 외부인사들만의 리그로 꾸려지게 됐다. 1차 후보군 중 유일한 '토종 KB맨'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이 7일 저녁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토종 내부출신 회장'의 탄생을 바라던 KB 내부여론은 실망으로 바뀌었다. 일각에서는 "외부 출신 회장은 누구든 인정할 수 없다"며 "낙하산 인사의 반복을 막기 위해 고발도 불사하겠다"는 과격한 목소리도 나왔다.

◇ ‘토종 KB맨’의 사퇴… 결국 ‘외부인 쟁탈전’으로

김옥찬 전 부행장은 7일 저녁, 회추위에 갑작스럽게 사퇴 의사를 전했다. 그는 국민은행 부행장에 이어 민병덕 전 행장 직무대행을 역임한 인물로, 사실상 '유일한 KB 내부 출신'으로 인정받는 인사였다. 김기홍 전 국민은행 부행장과 지동현 전 국민카드 부사장도 내부 인사인 것처럼 보이지만, 김기홍 전 부행장은 금감원 부원장 출신, 지 전 부사장은 금융연구원 출신으로 '토종 KB맨'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 전 부행장의 자진 사퇴와 관련, KB금융 회장 대신 차기 SGI서울보증보험 사장 자리에 집중하기 위한 의도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 한 지점장급 인사는 "KB금융 또는 국민은행 출신 인사들이 서울보증보험으로 가는 사례가 많았는데, 김 전 부행장도 같은 길을 걷길 원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 ▲ 윤영대 국민은행 제3노조 위원장(왼쪽 3번째)은
    ▲ 윤영대 국민은행 제3노조 위원장(왼쪽 3번째)은 "고발을 통해서라도 외부인사를 막겠다"고 말했다. ⓒ 유상석 기자 (자료사진)

  • ◇ 내부 반발여론 심화… 고발 움직임까지

    김옥찬 전 부행장의 사퇴로, KB금융 회장 후보는 7명으로 줄었다. 

    남은 후보는 김기홍 부행장과 지 전 부사장을 비롯, △양승우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이다.

    '토종 내부출신 회장'의 탄생이 좌절된 탓에, KB 내부의 반발 여론이 심해지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고발을 통해서라도 외부 인사를 막겠다"는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KB국민은행노조(제3노조)는 이 날 오후 2시, 황영기 전 회장과 김기홍 전 부행장 등에 대한 진정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제3노조는 이들이 업무상 배임 등을 저질러 KB금융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윤영대 제3노조 위원장은 "황 전 회장이 지주 회장, 김기홍 전 부행장이 지주설립 단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KB금융이 국민은행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주주총회가 결정한 15%를 초과한 16.38%를 매입해 KB금융에 손해를 끼쳤기 때문에 이들을 고발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KB금융에 손해를 끼친 외부인사들을 회장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며 "검찰과 금융당국 등에 고발하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이들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B금융을 흔들어놓은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 사이의 갈등 양상, 일명 'KB사태'의 발단은 외부 인사들로 이루어진 경영진 및 이사회 사이의 다툼이었다는 게 KB 안팎의 공통된 견해다. 이 탓에, 새 회장 선출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금융권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