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社 영업조직 통합 '선박영업본부' 출범
인력은 줄이고, 기능은 통합…'기획실' 재정비, 정기선 상무도 합류
  • ▲ 현대중공업 계동사옥 전경
    ▲ 현대중공업 계동사옥 전경


    현대중공업그룹이 대대적인 조직정비에 나섰다. 그룹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기획실'을  짜임새있게 재구성하고, 그룹 내 조선 3사의 영업조직을 하나로 묶는 등 본격적인 조직통폐합 및 슬림화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 3사의 영업조직을 통합한 '선박영업본부'를 출범함과 동시에 인원은 줄이고 기능은 통합하는 등 기획실의 재정비에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또 해외법인 및 지사도 통폐합을 통해 효율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 전했다.

    먼저 현대중공업그룹은 선박영업을 강화하고자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의 영업조직을 하나로 통합, '선박영업본부'를 새롭게 운영한다.

    기존에는 서울 계동사옥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선박영업부가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의 선박영업을 함께 담당했고,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울산에서 독자적으로 선박영업부를 운영해왔다.

    이번 선박영업본부 출범을 통해 울산에 있던 현대미포조선 선박영업부 및 기본설계부 인원들은 서울 계동사옥으로 보금자리를 이전하게 됐다.

    또 현대중공업그룹은 그룹 콘트롤타워인 '기획실'의 재정비에 들어갔다. 현재 기획실장은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맡고있다. 기획실의 경우 당초 '현대중공업 기획실'로 운영되고 있었으나, 지난 9월 15일 권오갑 당시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현대중공업 신임사장으로 임명되는 날 '현대중공업그룹 기획실'로 격상된 바 있다.

    기획실은 그룹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여태껏 내부 구성은 물론 어느정도의 인원들이 정확히 어떠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공개된 바 없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기획실 내 기획팀, 재무팀, 인사팀, 커뮤니케이션팀, 윤리경영팀, 준법경영팀, 자산운영팀 등 7개 조직을 두기로 결정했다.

    기획실 재정비 과정에서 인력은 대폭 축소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와 관련해 현대중공업 측은 "기획실에서 떠나는 인원들의 경우 선박영업본부를 비롯한 본인들이 희망하는 부서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 ▲ 현대중공업 계동사옥 전경

    또 이번 기획실 개편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의 장남 정기선 상무(사진)가 기획실로 합류한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정기선 상무가 지난 16일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하며, 현대중공업의 본격적인 3세경영이 시작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 상무는 현재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경영기획팀을 맡고 있는데, 상무로 진급함과 동시에 그룹 내 핵심조직인 '기획실'로 자리를 옮겨 그룹 전체의 기획 및 재무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현대중공업은 7개 사업본부 체제를 유지하면서, 본부아래 부문 단위가 기존 58개에서 45개로 22% 축소되고, 전체 부서도 432개에서 406개로 감소했다.

    해외법인 및 지사에 대한 점검도 시작됐다. 현재 조선 3사는 해외에 25개 법인과 21개 지사 등 46개 해외조직을 두고 있는데 이 중 사업성과가 낮은 법인과 지사는 통합하여 효율적인 운영을 해 나갈 예정이다. 해외주재원도 대폭 줄이고 필요한 인원에 대해서는 단기파견형태로 근무하기로 했다. 국내지사도 그룹 지사망을 활용하여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조직통폐합 및 슬림화 작업과 병행하여 제도개선을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제도개선전담팀'을 두어 임직원들의 건의내용을 항목별로 분석하고 개선과제를 도출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메일을 통한 접수 뿐 아니라 현장 임직원들의 의견도 직접 듣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으며 개선사항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사장 집무실 바로 옆에 팀의 위치를 배치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수익창출이 어려운 한계사업에 대한 사업조정 작업, 공정 및 작업 환경개선을 위한 생산현장의 혁신 작업 등도 계속해서 이어갈 예정"이라 말했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6일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임원 262명 중 31%에 달하는 81명을 감축하는 등 강도 높은 임원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