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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동부제철의 모든 경영권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김 회장은 23일 오전 동부제철 전 임직원들에게 "저는 오늘 채권단과 동부제철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서(MOU)를 체결하고, 동부제철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려 한다"며 메시지를 전달했다.
동부제철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의 자율협약 체결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김준기 회장의 경영권 참여 여부를 놓고 막판 진통을 겪어 왔다.
동부제철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통해 △대주주 100대1, 일반주주 4대1 비율의 차등 무상감자 △당진 전기로 열연공장 가동 중단 △신규 자금 5000억 지원 △530억원 출자전환 △1억달러 규모의 신규 신용장(L/C) 개설 등 채권단이 요구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모두 수용하기로 결정 한 바 있다.
그러나 100대1의 무상감자가 실시될 경우 김 회장이 동부제철 경영권을 상실하게 되는 만큼, 동부제철 임직원들이 채권단 측에 김 회장의 경영참여를 보장해달라고 요청해오며 MOU 체결이 지연돼왔다.
김 회장은 동부제철의 대표이사는 물론 모든 직위를 내려놓기로 결정했으나, 경영정상화를 위해 향후에도 물심양면 힘쓸 것을 약속했다.
김 회장은 "비록 지금은 여력이 안돼 동부제철을 도울 수 없어 안타깝지만, 언제라도 여건이 허락되는 한 모든 것을 바쳐 동부제철과 여러분을 지원하겠다는 결심은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앞서 김 회장은 동부제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회사 차입금 1조3000억원에 대해 개인보증을 서고, 전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펼쳐왔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미래가 동부제철에 달려있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계속 정진해 달라"며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오늘의 어려움을 내일의 희망으로 바꿔나가기를 다시한번 간곡히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