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대금 10% 위로금 요구, 1인당 9천만원씩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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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특수강 비상대책위원회가 상경투쟁에 나선다. 포스코가 계열사인 포스코특수강을 세아베스틸로 매각하는 것에 대해 결사반대한다는 뜻을 권오준 포스코 회장에게 직접 전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특수강 비대위는 5일 오후 1시 30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앞에서 포스코특수강의 매각 반대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시위에는 이상철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경남 창원에서 올라온 300여명의 인원이 참가한다.
이 비대위원장은 "최근 포스코 가치경영실에서 서영세 포스코특수강 사장에게 포스코특수강을 1조1000억원에 세아베스틸로 매각한다고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노사협의 없이 매각이 이뤄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포스코가 세아그룹의 재무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분의 19.9%는 유지하고, 포스코특수강의 일부 건물 및 땅도 남겨놓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또 투자펀드를 모집해 2~30%의 지분을 매각한다는 방침도 세워놔, 실제 세아그룹이 부담해야할 금액은 3~4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와 세아그룹은 "아직 매각은 협상 중에 있으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아무 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8월 포스코와 세아그룹은 포스코특수강과 세아베스틸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국내 특수강시장은 만성 공급과잉에 빠져있는데, 현대제철마저 이 시장에 뛰어듦에 따라 업계차원의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이 당장은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을지라도, 미래 기업가치 및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세아그룹과 함께 가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세아그룹은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을 통해 특수강 상·하공정을 모두 아우르며, 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매각이 완료될 경우 세아그룹은 연산 400만t 규모의 세계 최대 특수강 상공정 공장을 보유하게 된다. 기존 연산 300만t의 탄소합금강 생산능력을 갖춘 세아베스틸에, 연산 100만t의 스테인리스 특수강을 만드는 포스코특수강을 더하게 되는 것이다.
재무구조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있는 포스코 입장에서도 매각이 완료될 시 한 번에 다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특수강 시장이 어지러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아그룹의 경쟁력이 유지됨에 따라, 계속해 안정적인 물량 공급처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포스코특수강 근로자들의 경우 임금문제와 관련해 처우가 현재보다 더 개선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기준 세아베스틸 직원들의 연간 1인 평균 급여액은 7100만원으로, 5800만원의 포스코특수강보다 약 1300만원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또 포스코특수강과 세아베스틸의 주요 생산품 중 중복되는 부분이 거의 없어 다른 기술노하우를 요구되는 만큼, 안정적으로 고용이 승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있다.
포스코특수강 비대위는 포스코와 세아그룹에 '매각 대금의 10%를 위로금으로 지급할 것'과 '고용승계 및 유지 5년 보장'을 각각 요구하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포스코특수강의 정규직 근로자는 1209명이다. 1조1000억원에 매각이 완료되고 비대위의 요구대로 10%의 위로금이 지급될 경우, 포스코특수강 근로자는 1인당 약 90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