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제26차 한미재계회의 총회 개최…'유정용 강관 반덤핑 판정 우려'도 전달
  • ▲ 사진 왼쪽부터 마크리퍼트 신임 주한 미국대사, 태미오버비 미상의 부회장, 폴 제이콥스 위원장, 조양호 위원장, 엄치성 전경련 상무. ⓒ전경련
    ▲ 사진 왼쪽부터 마크리퍼트 신임 주한 미국대사, 태미오버비 미상의 부회장, 폴 제이콥스 위원장, 조양호 위원장, 엄치성 전경련 상무. ⓒ전경련

    우리나라 경제계가 미국 측에 '미공항 입국심사 신속화', '전문직 ·비자쿼터 확대', '미국산 콘덴세이트(초경질 원유) 수출 확대' 등을 요청했다. 또 유정용 강관(OCTG) 반덤핑 판정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국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개최한 '제26차 한미재계회의 총회' 자리에서다.

     

    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진행된 이번 총회에서 우리나라 경제계는 한·미간 관광활성화를 위해 최대 80분이나 걸리는 미국 주요공항의 입국 심사 시간을 단축해 달라고 요청했다. 9.11테러 이후 길어진 미국 입국 심사는 우리나라 인천국제공항(13분)에 비해 6배 이상 길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국토안보부(CBP)는 지난 7월 21일 항공권에 부과하는 보안검색 수수료를 2.5달러에서 5.5달로 120%나 인상했지만 주요공항에 설치된 입국심사 부스는 아직도 절반 이하만 운영되고 있다"며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연 136만명(2013년기준)을 넘어선 지금 양국 간 관광활성화를 위해 입국심사 인원과 시설을 확충하고 입국심사를 신속히 해 달라"고 밝혔다.   

     

    우리 재계는 또 "미국은 호주, 캐나다 등 주요 FTA(자유무역협정) 상대국에 FTA협정의 일부로 전문직 비자 쿼터를 제공한 선례가 있다"며 "한·미FTA 효과 극대화를 위한 후속조치로 한국인 전문직 비자쿼터 확대해 달라"고 촉구했다.

     

    2012년 기준 미국내 한국인 유학생은 7만2295명으로 중국(19만4029명), 인도(10만270명)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발급되는 전문직 비자는 전체의 1.9%인 2662명(2012년기준)에 지나지 않아 미국 유학 후에도 미국취업이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미국 의회에는 우리 국민에 연간 1만5000개의 비자를 제공하는 전문직 비자쿼터 법안(Partner with Korea Act)이 상정돼 있다.

     

    지난 6월26일 40년만에 수출이 허용된 미국산 콘덴세이트와 관련해선 '증류탑 처리를 거치지 않은 콘덴세이트의 수출도 허용해 줄 것'을 미국 측에 요청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산 콘덴세이트 가격은 국제 시가에 비해 배럴당 약 5달러가 저렴해 수입 시 우리 업계의 경쟁력 강화되고, 미국은 3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무역적자도 233억달러 축소시킬 수 있다"며 "현재 수출을 허가 받은 기업이 2업체에 지나지 않고 증류탑 처리를 거치지 않은 콘덴세이트는 원유로 구분돼 수출이 불가한 상황인 만큼 비처리된 콘덴세이트도 수출을 허용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외에도 우리 재계는 지난 2월 예비판정시 덤핑 무혐의 판정을 받은 한국산 유정용 강관이 8월 최종 덤핑 판정을 받은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상무부는 최종 덤핑 마진계산시 우리나라와 관련이 없는 다국적기업인 테나리스사의 영업이익률을 적용해 반덤핑 판정을 했는데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조세와 무역에 관한 이행협정과 상충된다"며 "양국의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미국의 통상환경이 공정하게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7월 미국 철강업체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인도, 필리핀 등 9개국을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조양호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은 "한미FTA 발효 이후 양국의 교역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 5월 한국은 대미수출 누적 1조 달러를 달성했다"며 "양국이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에너지, 관광 산업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한다면 교역 2조달러를 곧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미재계회의'는 전경련과 미국상공회의소가 양국 경제협력 및 유대강화를 목적으로 1988년 설립한 대표적인 민간경제협의체로 현재 양국 재계간 최상위의 협력 채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부터 한국측 위원장을, 폴 제이콥스(Paul Jacobs) 퀄컴(Qualcomm) 회장이 2012년부터 미국측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날 열린 총회엔 조양호 위원장, 폴 제이콥스 위원장 등 양측 위원장을 비롯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 최경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 마크리퍼트(Mark Lippert) 신임 주한 미국대사, 커트 통(Kurt Tong) 미국무부 부차관보, 홀리 빈야드(Holly Vineyard) 미상무부 부차관보 등 양국 정부인사와 양측 재계회의 위원 70여명이 참석했다.

     

    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환영오찬에 참석해 한국의 경제정책과 한미경제협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전했고, 저녁엔 정의화 국회의장 주최 환영만찬이 국회 사랑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