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62세…열정·혁신으로 세계 비철금속 산업에 큰 획소통 기반으로 경영혁신 추진 CEO로도 유명
  • ▲ ⓒLS니꼬동제련 고 구자명 회장
    ▲ ⓒLS니꼬동제련 고 구자명 회장

세계 비철금속 산업의 거인이 잠들었다.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이 26일 밤 8시30분경,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서 숙환으로 향년 62세 별세했다. 

구자명 회장은 LS그룹을 창업한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과 고(故) 최무 여사의 셋째 아들로,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조카다. 

형으로 구자홍 LS미래원 회장과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동생으로 구자철 예스코 회장이 있으며, 사촌형제로 구자열 LS그룹회장과 구자용 E1회장, 구자균 LS산전 부회장, 구자은 LS전선 사장이 있다. 경희대학교 설립자인 고(故) 조영식 박사의 둘째 딸 조미연 여사(전 경희학원 이사)와의 사이에 구본혁 LS니꼬동제련 상무와 구윤희 씨 남매를 두었고, 정대현 삼표그룹 전무가 사위다.

구 회장이 관련 업계에서 역망있는 인물로 손꼽히는 이유는 세계 비철금속 산업에 획을 긋고 열정과 혁신으로 일궈냈기 때문이다. 

고인은 현장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경영혁신을 추진하는 CEO로 유명했다. 

구 회장은 1983년 미국 쉐브론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LG정유(현 GS칼텍스)와 LG상사, 극동도시가스(현 예스코)에서 근무하면서 마케팅 및 기획 역량과 글로벌 경영감각을 키웠고, 2003년 LG그룹에서 LS그룹이 분리할 때에는 주주 대표로서 그룹 간 '아름다운 이별'에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05년에는 해외자원 확보와 글로벌 교역이 중요한 동제련 산업에 고 구 회장의 경험과 역량이 필요하다는 LS그룹 회장단의 결정 때문에 고인은 LS니꼬동제련의 CEO로 취임했다.  

취임 전 2조 원대 초반이던 LS니꼬동제련의 매출규모는 6년 만에 9조5000억 원으로 눈부시게 신장했다. 더불어 2008년부터 사업영역을 금속 리싸이클링 사업과 해외자원개발 사업으로 확대하고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면서 입지도를 다져나갔다. 

고 구자명 회장은 대외활동에도 열정적이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비철금속협회 회장을 맡고, 2006년부터 국제구리협회의 이사로 활동하며, 국내외 비철금속 산업의 발전과 구리의 신수요 창출을 위해 노력했다. 2010년 LS니꼬동제련과 아산병원, 풍산이 참여한 동항균성 임상시험 프로젝트를 주도했고, 이듬해에는 가두리 양식장의 동합금 어망 테스트도 추진하는 등 의욕적 행보를 보였다. 2009년에는 세계 최대의 동광석 생산국가인 칠레의 주한 명예영사로 활동하며, 양국의 우호적 교류를 위해 힘을 보탰다.

이러한 노력과 성과에 힘입어 고인은 지난 해 세계 동산업계 최고의 영예인 '카퍼맨 오브 더 이어'(올해의 구리인 상)를 수상한 바 있다. 

카퍼맨 상은 200조 원 규모인 세계 동산업계에서 매년 가장 탁월한 업적과 공헌을 남긴 인물에게 주는 상으로, 고 구자명 회장은 한국인으로는 첫 번째, 아시아인으로는 세 번째 수상자였다.

건강상의 이유로 뉴욕에서 열린 카퍼맨 상 시상식에 갈 수 없었던 고인은 영상을 통해 수상의 영광을 LS니꼬동제련 직원들에게 돌리면서, 이 영상을 부인 조미연 여사에게 헌정해 애틋한 부부애를 드러내기도 했다. 

직원들에게는 항상 자상하고 쾌활한 리더로 다가섰다. 작업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애환에 귀 기울였고, 직원 채용면접엔 항상 면접위원으로 참여해 소통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