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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가 열린 10일 오전, 24명의 삼성 사장단은 회의 참석후 서울역, 남대문, 종로, 영등포, 동대문 등 서울지역 6개 쪽방촌을 방문해 독거노인들에게 선물과 정담을 나누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날 박근희 부회장과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신임 사장 등 5명은 서울시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쪽방촌'을 찾아 주거민들의 집을 직접 방문했다. 삼성 사장단의 쪽방 봉사활동은 지난 11년간 사장단 총 252명이 참여하며 삼성의 대표적인 봉사활동으로 자리매김했다. -
동자동, 후암동, 갈월동의 1100여 세대 쪽방촌을 관리하는 '서울역 쪽방 상담소' 사무실 앞에는 파란색 점퍼와 조끼를 입은 삼성사회봉사단 임직원들과 계열사 직원들이 미리 도착해 쪽방촌에 전달할 생필품 1200여 박스를 손수 나르고 있었다. 이 박스 안에는 쌀, 김, 통조림, 라면 등 한 사람이 한 달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의 다양한 부식품이 빼곡히 들어 있었다.
지난해에 비해 포근한 날씨 덕분인지 오전 8시부터 서울역 쪽방 상담소 앞으로 모여 든 쪽방촌 주민들은 '언제 선물을 주느냐', '저 박스엔 뭐가 들어있느냐', '삼성에서 왔느냐'고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 -
오전 10시께가 되자 박근희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사장단이 속속 도착했고 약 10여분 간 '서울역 쪽방 상담소'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눈 뒤 각자 구역을 나눠 쪽방촌을 돌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박근희 부회장은 쪽방촌 내에서 '덕망있는 할머니'로 불린다는 정옥심(84세) 할머니 댁을 방문했다. 박 부회장은 정 할머니에게 생필품 박스와 함께 직접 준비한 선물인 박하사탕, 이불 등을 전달하고 약 30여분간 정담을 나눴다.
정 할머니는 "지난해에도 선물을 많이 받았는데 올해도 뭘 이렇게 많이 가져왔어요.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도 많은데. 고마워요. 정말로 고맙습니다."라며 연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박 부회장은 정 할머니의 손을 꼭 붙잡고 "어디 아프신 곳은 없으시죠? 요즘 경로당엔 자주 가세요? 아프지 마시고 오래오래 건강히 사세요."라고 말하며 최근 근황에 대한 이야기를 살갑게 나눴다.
박 부회장은 정 할머니 댁 구석구석을 살뜰히 살펴본 뒤 "다음에 또 올게요. 그 동안 건강히 계세요."라는 인사를 남기고 집을 나섰다. 정 할머니는 아쉬운 마음이 컸던지 갑자기 눈물을 보이며 수 분 동안 박 부회장의 손을 놓지 못했다.
이에 박 부회장은 "아이고. 좋은 날 왜 우셔요. 할머니 다음에 또 찾아 뵐게요. 울지 마세요."라고 정 할머니를 위로하며 무겁게 발걸음을 옮겼다. -
박 부회장이 자리를 떠나고 난 뒤 한 삼성사회봉사단 직원은 할머니에게 불편한 점은 없는지, 더 필요한 생활용품은 없는지, 건강상 문제는 없는지 등을 물어 봤다. 보일러가 고장난 것 같다는 정 할머니의 이야기에 삼성사회봉사단 직원은 즉시 쪽방촌 담당자에 전화를 걸어 수리를 부탁했다.
삼성의 쪽방촌 봉사는 '연말 반짝' 봉사가 아닌 '소통하는 꾸준한 기부'로 진화해왔다.
이날 쪽방촌 봉사에 참여한 박만우 삼성사회봉사단 차장은 "연말 사장단 봉사 외에도 삼성 계열사들은 전국의 쪽방촌과 연계해 물품 지원과 환경 개선 등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면서 "현재 전국 11개 주요 쪽방촌의 11개 쪽방 상담소와 연계해 11년째 쪽방촌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수현 서울역쪽방상담소 소장(사회복지사)은 "삼성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쪽방촌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삼성은 '소통하는 기부'라는 점에서 타 기업과 다르다"면서 "일방적인 물품 전달이 아니라 실제로 쪽방촌 주민들이 정말로 필요한게 무엇인지 묻기 시작했고 실제로 이를 지원 품목에 포함시켜 줬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쪽방촌 주민들은 냉장고가 없기 때문에 실온에서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라면이나 통조림 제품 등을 생필품 박스에 포함시킨 게 대표적인 예"라면서 "물품 지원 외에도 추가적으로 쪽방촌 주민의 의견을 모아 필요한 제품이나 환경 개선 등을 삼성 측에 요청하면 1,2월 경 추가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어 주민들 역시 삼성에 대한 기대와 고마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
쪽방촌 봉사를 마친 박근희 부회장은 "매년 오고 있지만 올 때 마다 가슴이 아프다"면서 "독거노인과 쪽방촌에 사회가 손길을 더 내밀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삼성이 더욱 신경쓸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봉사에 있어서는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욱 기쁘다"면서 "삼성 직원들도 사회 봉사를 통해 힐링을 한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되는대로 열심히 봉사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
삼성 임직원들은 이날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11개 지역 6400여개 쪽방을 찾아 총 3억원 상당의 생필품과 방한 물품 등을 전달하고 어르신들을 위로했다. 이와 함께 각 계열사 임직원 8만5000여명은 12월 말까지 3주간 '연말 이웃사랑 캠페인'을 실시하며 올 한해를 자원봉사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그룹은 삼성문화재단,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복지재단 등을 설립해 다양한 공익사업을 전개해왔으며 '신경영' 선언 이후 1994년 10월 삼성사회봉사단을 창단하고 계열사별 사회공헌팀 발족 등 그룹 차원에서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본격화 했다.
2003년에는 '나눔경영'을 선포하고 소년소녀가정 지원, 열린장학금 등 사회공헌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사회공헌의 전략화, 체계화를 구축했다. 삼성은 국내에서의 사회공헌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장 중심의 자원봉사와 지역 맞춤형 사회공헌 사업을 확대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