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증권사 평균 경쟁률 194.9대 1 최종 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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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이 공모 시장의 역사를 새로 썼다. 청약경쟁률은 물론 증거금까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초저금리 시대에 갈 곳을 잃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이른 바 대박을 쳤다.
11일 제일모직 상장 주관을 맡은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간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제일모직 공모주 574만9990주에 대한 청약을 진행한 결과, 총 11억2057만3920주가 접수되면서 최종 경쟁률이 194.9대 1로 최종 집계됐다. 청약증거금으로는 30조635억4272만원이 몰리면서 지난 2010년5월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던 삼성생명을 제쳤다.
적어도 195주를 신청했어야 제일모직 1주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청약대금(청약주식수X 공모가 5만3000원)의 50%인 청약증거금을 감안하면 516만7500원을 납입했어야 제일모직 1주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조단위 공모로 흥행했던 삼성SDS의 열기를 그대로 이어받아 제일모직이 기업공개(IPO) 시장의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역대 공모 기업 중에서 청약증거금이 10조원을 넘어선 기업은 삼성생명(19조8444억원)과 삼성SDS(15조5520억원), 지난 1999년 민영화 과정에서 공모 절차를 진행한 KT&G(11조5746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기대감에 제일모직의 투자매력이 삼성SDS 보다 높았던 걸로 해석된다. 지배구조 최하단에 위치한 삼성SDS와 달리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위치한데다 사주 지분과 보유자산이 많다는 점이 투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제일모직은 현재 이재용 부회장이 25.10%,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각각 8.37%, 이건희 회장이 3.72%를 보유하는 등 오너 일가의 지분이 45.6%에 달한다.
증권사별로 보면 증거금은 대표주관사인 KDB대우증권(10조3320억9613만원)으로 가장 많이 몰렸고, 계열사인 삼성증권으로는 9조7392억5138만원이 들어오면서 2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공동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7조4593억1514만원), 신한금융투자(1조2173억2388만원), 하나대투증권(6993억7793만원), KB투자증권(6175억6687만원) 등의 순이었다.
청약 경쟁률은 신한금융투자가 330.2대 1까지 치솟으면서 가장 높았고, 삼성증권이 264.2대 1로 뒤를 이었다. 하나대투(189.7대 1)와 대우증권(172.5대 1), KB투자증권(167.5대 1), 우리투자증권(159.7대 1) 등도 모두 100대 1을 넘어섰다.
주식배정이 안 된 청약대금은 오는 15일부터 환불받을 수 있다.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배정된 주식 수에 대한 공모가액과 청약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돌려받게 된다.
배정된 공모주는 상장일인 18일 당일 개장 전까지 주식 계좌로 입고된다. 보통 전날 저녁에 계좌를 확인하면 주식이 입고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제일모직은 상장 이후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7조2000억원(1억3500만주)에 달하지만, 앞서 지난달 시장에 입성한 삼성SDS처럼 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가 형성될 경우 시가총액은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시가총액 15조원 규모에 이르는 곳은 KB금융(13위, 11일 종가 기준 14조7007억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