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주식 양도 합의 성립됐다고 볼 수 없다"판결"박삼구회장, 당시 합의 내용 즉각 이행... "판결문 검토 후 항소 여부 결정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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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주식을 놓고 벌인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과,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의 소송전이 동생의 승리로 돌아갔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측이 이번 판결에 대한 유감을 나타내며 "판결문을 받아 본 후 항소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으며, 금호석유화학측은 "당시 주식매각 합의는 기업의 재무건전성 확보차원에서 한 것이므로 현 시점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애초부터 무리한 소송이었던 것 만큼 법원의 기각 판결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1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전현정 부장판사)는 금호산업(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이 "금호석유화학은 채권단과의 합의에 따라 주식을 매각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주식을 양도하는 합의가 성립됐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채권단에 향후 주식시장 상황을 고려해 주식매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답한 점은 인정되지만 이것만으로 피고가 주식 양도에 합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이 사건 합의에서 주식의 양도 대금이 중요한 부분인데, 양도 대금을 특정하는 기준을 정했다고 볼 수 없고 대금을 정하기 위한 노력이나 협조를 하지도 않았다"며 "원고는 양도대금이 시가와 같은 금액이라고 주장하나, 피고는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는 시가로 매각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 객관적 의사 합치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금호아시아나 그룹 측은 "지난 2010년 2월, 박찬구 회장의 요청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계열을 분리독립·경영하고 박삼구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 주식과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주식 등 상호 보유 주식을 완전 매각해 계열분리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합의에 의거해 박삼구 회장은 바로 합의 내용을 실시한 반면, 박찬구 회장은 석유화학계열을 분리, 독립경영 하고 있으면서도 채권단의 주식매각 합의이행 요청에도 불구하고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매각하기로 한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어 주식매각 이행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매각하기로 한 합의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정하지 않은 이번 판결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며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해 항소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호그룹은 오너 형제간 갈등으로 2010년 워크아웃 돌입 직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으로 쪼개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계열 분리 당시 박삼구 회장이 소유한 금호석유화학 주식과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각각 완전히 매각하기로 양측이 채권단과 합의한 바 있는데도 금호석유화학 측이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4월 소송을 냈다.
앞서 박삼구 회장은 2010년 3월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이듬해 11월 박삼구 회장 가계가 보유한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완전히 매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