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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래 동력으로 수소차에 사활을 건 가운데, 미국 일본 등도 수소연료시장 주도권을 잡기위해 물밑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시장 초기 단계로 선제적 투자와 대응이 제대로만 이뤄진다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주요국들은 2000년대 들어 수소 에너지 연구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셰일 혁명 등 에너지 부문의 구조적 변화와 온실가스 배출 감소 같은 환경 이슈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수소 에너지 활용이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 日, 20년간 '수소사회 실현'이 국가 비전
일본의 경우 지난 20여년간 '수소사회 실현'을 국가적 비전으로 설정하고 산업기반 구축을 위해 민·관 공동으로 로드맵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수소사회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인프라 투자와 제도 정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일본 경제산업성(METI)이 제4차 에너지기본계획(’14.4)에 의거, 새롭게 ‘수소·연료전지 전략 로드맵’을 공개했다. 수소연료전지차의 세계에서 가장 빠른 확산을 위해 수소 공급망 확충 및 규제 완화 등의 지원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당장 올해 수소연료전지차 본격 시판을 앞두고 보조금 제도를 마련해 대당 200~300만 엔의 보조금(지방 정부 별도)을 지급할 예정이며, 관공서의 공용차로 수소연료전지차를 도입한다.수소 충전소도 2015년 100기, 2025년 1000기, 2030년 3000기를 구축한다. 1곳 당 5억 엔이 들어가는 충전소 설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 2억8000만 엔까지 보조금을 지원하며, 지난 2010년부터 입지, 안전, 운영 관련 규제도 대폭 완화하고 있다. 개인과 기업의 구매 차량을 대상으로 수소 공급 비용 전액 보조도 추진 중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에 작년 보다 약 3배 가량 늘어난 400억엔을 투입할 예정이다. -
◇ 美, 수소에너지 사활
미국은 세일혁명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하락하자 최근 수소에너지 개발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수소산업 주도 및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지난 2013년에만 총 15억 달러를 투입했다.
지난 2012년 이미 종합적인 수소 인프라 구축 계획을 발표했으며, 관련 법규 제정과 함께 향후 10년간 매년 2000만 달러씩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 유럽, 탈(脫) 화석연료 프로젝트 고삐
온실가스 저감에 관심이 많은 유럽은 신재생에너지 활용 극대화 수단으로 수소연료전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덴마크는 2050년까지 기존 석유·석탄·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 의존하던 에너지 공급원을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생산한 전기로 대체하는 탈(脫) 화석연료 프로젝트(2050 에너지 정책)를 추진하면서 수소연료전지 분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잉여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한 뒤 수소로 만들어 저장할 경우, 바람이 불지 않거나 빛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수소를 전기로 바꿔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덴마크는 궁극의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 이용을 늘리기 위해 파격적인 세제혜택을 통한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확대 정책도 추진 중이다. 덴마크는 차를 구매할 경우 차값과는 별도로 차량 가격의 최대 180%의 달하는 자동차 등록세를 내야 하지만, 덴마크 정부는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해 이를 면제해 주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목표(전체 등록 차량 내 수소연료전지차 비율)는 오는 2020년 1%, 2035년 30%, 2050년 50%로 잡았다. 이를 수소연료전지차 대수(누적 기준)로 환산하면 2020년 2만4000대, 2035년 80만대, 2050년 140만대 수준이다. -
충전소도 올해 말이 되면 사실상 전국 네트워크 구축이 끝난다. 코펜하겐, 올보그 등 인구밀집도가 높은 대도시를 기점으로 반경 150㎞ 마다 1기씩 구축, 누적으로 총 15기가 되는 연말에는 전국 네트워크가 가능할 전망이다.
덴마크는 올해 말이 되면 전체 인구의 50%가 15㎞ 이내에 있는 수소 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덴마크는 대도시 이외 지역에서도 수소 충전소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누적으로 오는 2025년까지 최대 185기, 2050년까지 최대 1000기의 충전소를 전국에 구축할 계획이다.
◇ 韓, 작년 세계 최초 수소차 양산 시작
현대차가 주도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차 기술은 작년 4월 세계 최초로 투싼 베이스의 모델이 양샹에 들어가면서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생산중이다.
최고속도 160km/h, 정지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는 시간은 12.5초로 내연기관 자동차에 견줄 수 있는 가속 및 동력 성능을 갖췄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15km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번에 갈 수 있는 수준이다.
현대차는 현재 1억5000만원으로 책정된 가격에 관련, 수소연료전지차의 보급 확대 및 기술 개발에 따라 이르면 2020년부터 일반 고객들도 수소연료전지차를 구입할 수 있는 ‘대중화 시대’에 진입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수소경제 구현을 위해 미국(전담 기구: H2USA)·유럽(FCH-JU)·일본(NEDO) 등은 민·관협력기구를 운영하며 체계적인 수소연료전지차 보급과 인프라 확대를 진행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