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녹십자 이사선임권 요구는 적대적 M&A" 주장
2~3개 주주 연합 가능성 제기… 일동제약 경영권 위태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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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제약업계 2위인 녹십자와 10위 권에 자리하고 있는 일동제약간의 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녹십자가 지난 6일 일동제약에 올초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끝나는 이사 3명 중 감사와 사외이사를 녹십자의 추천인사로 선임하라는 주주제안을 해왔기 때문이다.

     

    대개 주주총회는 3월 셋째, 넷째주에 열리므로 녹십자와 일동제약 간 이사선임권문제 또한 3월 중순께 판결 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동제약은 9일 성명서를 내고 녹십자의 주주제안권 행사에 대해 "적대적 M&A 시도"라고 질타했다.

     

    그간 일동제약의 2대 주주로서 녹십자는 지분 29.36%을 보유하며 주주권리행사를 해왔다. 녹십자는 이에 상호 협력 이라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일동제약은 "녹십자는 협력과 발전을 표방하고 있으나 지난해 1월, 차입과 계열사를 동원하여 일동제약 주식을 매입,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반대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동제약의 주주제안권 행사는 예고 없이 이뤄진 것으로 되레 본사의 중장기 전략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일동제약은 녹십자에게 관련 답변을 2월 16일까지 요구해 놓은 상태다. 이에 녹십자측은 일동제약의 본 제안을 특별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동제약이 제시한 회신일 16일에 대해 관련 업계는 "2월에 설이 껴있어 설 전에 확답을 얻으려고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현재 일동제약의 지분 구조는 대량 지분 보유한 5명 내외의 개인 주주들로 구성되어있기에 녹십자가 제의한 바 대로 이뤄진다면, 향후 주주의 연합 등이 가능해져 경영권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녹십자의 일동제약 지분 매집 움직임은 지난 2011년 녹십자생명으로부터 일동제약 지분 8.28%를 확보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듬해 녹십자는 환인제약이 보유하던 일동제약 지분 7.06%를 추가 사들여 15.3%까지 확대했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현재 29.36%에 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