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SR(부품연구동)에 6800여점의 사료 보관1974년 이건희 회장 사재 털어 한국반도체 지분 인수 때부터 사료들 전시
  •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삼성그룹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삼성그룹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40주년을 맞아 삼성전자 DSR(부품연구동)에 '반도체 사료실'을 오픈했다. 지난 1974년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 지분을 인수한 시기부터 현재까지 삼성 반도체 역사 40년의 발자취와 추억이 깃든 사료 6800여점이 총망라 돼 있다.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반도체 사료실’은 삼성의 반도체 역사를 일군 직원들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반도체사업이 가지는 의미를 재조명하기 위해 조성됐다. 삼성은 이를 통해 임직원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조직문화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사료실에는 사업 초기부터 지금의 삼성반도체가 있기까지 수많은 임직원들의 땀과 노력, 도전의 역사를 간직한 기록과 기념품, 영상자료 등 6800여 점의 사료가 보관 돼 있다.

  • ▲ 삼성 반도체 사료실 ⓒ삼성반도체이야기
    ▲ 삼성 반도체 사료실 ⓒ삼성반도체이야기

     


    삼성은 1974년 12월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 지분을 인수한 때부터 반도체 사업에 대한 도전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바이폴라 트랜지스터 및 전자손목시계용 IC와 같이 기본적인 부품만을 생산하던 시절이었다.

    이후 1983년 2월, 삼성의 새로운 도전을 밝힌 동경선언을 계기로 본격적인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이때 아침마다 큰 소리로 외치던 '반도체인의 신조’는 30년이 흐른 지금 세계 메모리반도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게 만들어 준 성공 DNA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삼성전자 DSR에서는 아침마다 ‘안된다는 생각을 버려라’ ‘일에 착수하면 물고 늘어져라’ ‘항상 생각하고 확인해서 신념을 가져라’ 등 열 가지로 이뤄진 ‘반도체인의 신조’를 복창한 뒤 일을 시작하고 있다.

    삼성은 1983년 12월 국내 최초로 64K D램 개발에 성공했다. 2013년 문화재청은 산업 역사로서 그 가치를 인정해 64K D램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하기도 했다. 사료실에는 당시 64K D램 개발 기념으로 임직원들에게 증정한 동냄비도 함께 전시돼 있다.

    1992년 세계 최초 64M D램 개발과 1993년 세계 메모리 시장 1위 석권, 2002년 세계 최초 300mm 웨이퍼 양산과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제품 탄생, 낸드 플래시메모리 세계 1위 달성 등 삼성전자 반도체 40년의 기록에는 ‘세계 1위’, ‘세계 최초’의 타이틀이 가득하다. 

    삼성전자 측은 "끊임없는 도전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임직원들의 절실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면서 "이를 증명하듯 당시 근무자들의 손때 묻은 자료들을 그들의 열정을 담아 간직하고 있다"고 전했다.

  • ▲ 이상무 삼성전자 부장 ⓒ삼성반도체이야기
    ▲ 이상무 삼성전자 부장 ⓒ삼성반도체이야기

     

    1988년도에 입사해 삼성의 반도체 역사를 함께해 온 이상무 삼성전자 상생협력그룹 부장은 "1988년도 서울 올림픽 직전 입사 당시 황무지 같던 진입로를 따라 쭉 올라오다 보면 몇 개 안되는 건물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1라인이었다"면서 "1라인은 1984년부터 64K D램 생산을 시작한 곳이며 이후 라인이 계속 늘어나면서 256K D램, 1M D램 등을 잇달아 생산하는데 성공했고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이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작할 때는 해외에서 어깨너머로 기술을 배울 정도로 어려웠는데 지금은 세계 시장을 선도할 만큼 우리 반도체 기술이 성장했다는데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낀다"며 "사료실 오픈을 계기로 오랫동안 잘 간직돼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삼성 반도체 사료실 오픈 행사에는 1라인부터 시작해 초창기 반도체 라인 셋업을 함께 한 상생협력그룹 이상무 부장,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이 기흥사업장을 방문했을 때 5라인 시찰 현장에 함께했던 S.LSI제조센터 박홍진 부장, 기흥·화성단지 개발의 역사를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단지기획그룹 김백영 부장, 1987년 입사해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결같은 모습으로 임직원들의 식사를 준비해 주고 있는 배미자 여사 등 삼성 반도체 역사의 산증인 20여명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 ▲ 삼성 반도체 사료실 ⓒ삼성반도체이야기
    ▲ 삼성 반도체 사료실 ⓒ삼성반도체이야기

     

    한편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2조7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내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 5조2000억원 가운데 반도체사업부가 절반가량을 차지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해마다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80나노(1나노는 10억 분의 1m)대 D램 공정을 20나노 라인으로 바꾸는 기술혁신을 이뤄냈다. D램 부문에서 경쟁사 대비 1.5년 이상 기술력이 앞서있다.

    낸드(NAND)플래시 역시 업계 최초로 수평으로 쌓던 방식을 버리고 3차원 수직 적층 구조로 갈아타며 신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4단을 뛰어넘어 32단 V낸드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 40%가 넘는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점유율 30%로 1위에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