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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새 아파트 공급이 잇따르면서 건설사 간 특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규모의 경쟁을 벌이던 조경은 스토리텔링 기법이 도입되는 등 고급화가 이뤄졌고, 운동시설에 집중됐던 커뮤니티시설은 다양화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입지·가격 등으로 차별화가 어렵자, 실수요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주거만족도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조경이 잘 갖춰진 아파트는 고급주거지로 인식돼 입주 만족도를 높여준다"며 "타 단지에는 없는 대규모 커뮤니티시설 역시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최근 아파트 커뮤니티시설은 운동·소통·교육·문화·레저 등 다양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운동시설은 기존의 피트니스센터, GX룸, 실내골프연습장에서 스크린골프장, 수영장, 실내체육관 등으로 확대됐다. 키즈카페, 맘스카페, 스카이라운지 등 이웃 간 소통의 공간과 독서실, 어린이집, 영어마을 등 교육커뮤니티도 늘었다. 텃밭, 캠프장, 클라이밍장, 소극장, 연회장 등 문화·레저 공간도 아파트 내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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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도 마찬가지다. 단지 내 녹지 규모만 경쟁하던 건설사들은 다양한 산책로, 공원, 광장 등을 조성하며 특화에 나섰다. 또 인접한 수변공간·산·공원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연결에 나섰다. 물놀이시설, 생태연못, 작품성이 높은 조형물 등을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실제로 시흥 배곧신도시에 한라가 분양 중인 '시흥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는 미국 아이비리그의 유명 대학 조경시설을 모티브로한 교육테마형 공원을 단지 내에 조성한다. 총 2701가구의 대단지로 4600㎡ 규모 잔디마당과 텃밭, 아트 갤러리형 정원, 캠핑장, 작은 숲 속 등 5개 교육테마형 공원이 계획됐다.
대우건설도 김포 한강신도시 택지개발지구에 분양 중인 '한강신도시 3차 푸르지오'의 단지 절반을 조경시설로 꾸민다. 테마산책로, 힐링포리스트, 로맨스가든, 키즈빌리지, 플라워가든&작가정원 등이 계획됐다.
울산 북구 호계 매곡지구에는 이달 '에일린의뜰 2차'가 분양한다. 총 1187가구 규모로 조경면적이 2만2928㎡에 달한다. 단지 중앙에 축구장 1.25배 규모의 중앙광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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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조경·커뮤니티 특화경쟁은 부동산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실거주를 목적으로하는 수요자들은 입지, 가격 등 미래가치는 물론 주거생활의 편의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곽창석 ERA코리아부동산연구소장은 "특화된 조경시설은 삭막하고 빽빽하게 들어선 아파트의 이미지에 그린 프리미엄을 더해 주는 역할을 한다"며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조경은 입주민들의 주거만족도를 높여 단지 가치를 제고할 수 있어 주택업계의 조경 설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