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부사장 측 1억 공탁 불구 대리인 통해 재판 전 부터 합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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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명 '땅콩 회항'으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실형 1년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중인 가운데, 이번엔 사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 승무원이 조 전 부사장과 회사측을 상대로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진정한 사과'를 원한다던 여 승무원의 발언과 달리, 피해 배상 금액을 늘리기 위해 미국을 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2일 외신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대한항공 승무원 A씨는 조현아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미국 뉴욕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고소장에는 조 전 부사장이 기내에서 자신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행한 것과 관련해 '정신적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의아한 부분은 승무원 A씨가 한국 법원이 아닌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특히 1심 재판 도중에도 이미 미국 대리인을 섭외해 대한항공 측에 피해보상과 관련한 '딜'을 제시하는 등 합의 금액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인 것으로 확인돼 사실상 '을의 횡포'가 아니냐는 게 법조계 안팍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게다가 이미 조 사장측에서 합의를 목적으로 1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공탁해 놓은 상황에서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당초부터 '진정한 사과' 보다는 합의금을 늘리기 위해 조율을 해 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공탁금의 경우 피해자가 언제든 찾아갈 수 있다.

    이와 관련 법조계 한 관계자는 "미국 법원은 한국보다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 배상액이 많다"며 "최소 수억원에서 최대 수십억원까지 보상하라는 판결이 나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실제 재판이 이뤄지기까지 한국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재판 결과는 피해자가 유리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승무원 A씨가 사실상 피해 배상금을 늘리기 위해 미국 법원을 선택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사건의 본질이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면서 
    "지난번 한 방송에서 여 승무원의 웃는 모습 등이 보도되면서 명예가 실추됐다며 그 책임을 대한항공 측에 묻는 것 역시 합당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의 경우 고의적으로 불법행위를 한 가해자에게 피해자가 입은 실제 손해 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있다.

    지난 1월 30일 조 전 부사장에 대한 두 번째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승무원 A씨는 눈물을 흘리며 '진심어린 사과'만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한국 법원이 아닌 미국 법원을 택했다는 점, 또 1심때부터 조 전 부사장측 변호인과 접촉해 합의 의사를 타진해 왔다는 점에서 A씨의 눈물이 사실상 '악어의 눈물'이 아니였냐는 의혹이다.

    사건을 담당했던 한 변호사는 "승무원 A씨가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것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면서 "사실 1심 재판 중에도 A씨의 미국 대리인 측에서 끊이 없이 연락이 왔었다"고 털어놓았다.

    1심 재판 전 승무원 A씨 측이 피해 배상 등과 관련해 합의를 요구해왔지만, 1억원에 달하는 공탁금을 걸어놨고,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사건 담당 변호사는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며 소송이 끝나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해 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A씨 측 변호인에게 요구했지만 '구체적인 합의금액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그는 또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을 보면 (A씨가)원하는 바가 보이는 것 같다"면서 "소장에 금액을 밝혔겠지만 수억에서 수십억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직 소장을 받지 못한 상태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승무원 A씨는 "대한항공측에서 교수직 제안을 건냈을 때 진정성 없는 사과를 받을 생각이 전혀 없다"며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