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800달러서 3월 1160달러 수준 거래이사, 웨딩 시즌 맞아 가전 수요 늘어삼성토탈,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3월~4월 정기보수 영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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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뉴데일리DB


    냉장고, TV, 스마트폰, PC 등 전자제품 하우징용으로 사용되는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타이렌)의 중간 원료인 SM(스타이렌모노머. 국내 연간 생산 능력 344만5000t)이 가격이 연초 대비 t당 300달러 이상 폭등했다.


    봄 이사철 및 결혼시즌을 맞아 가전제품 구입이 있다르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일부 업체가 생산을 포기하고, 보수를 위해 가동을 잇따라 중단하면서 공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가격 폭등의 경우 LG화학, 롯데케미칼, 삼성토탈 등 생산업체의 정기보수가 완료되는 4월 이후에나 해소가 가능할 전망이다.

    19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ABS의 3월 둘째주 가격은 전주 대비 5달러 오른 t당 1551달러를 기록하는 등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SM의 경우 같은 기간 t당 1162달러에 거래되며 초강세다. 지난 1월만해도 800달러 중반 수준에서 1100달러 후반대로 급등한 것이다.

    이 같은 SM의 움직임이 향후 ABS가격 상승으로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전자, 자동차, 건축 수요증가가 원인이라면 상반기 효자 품목으로 자리잡아 실적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정기보수가 완료되는 4월말부터 제자리로 돌아올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이같은 SM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유가 바닥론 확산'과 '국내 SM 생산업체 정기보수 시즌 돌입'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100달러대를 웃돌았던 국제유가가 4분기부터 급락하기 시작해 현재 40달러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40달러~50달러대에 머무는 등 박스권을 형성하면서 큰 폭의 추가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서서히 수요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유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재고를 확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가가 시나브로 반등 기미를 보이면서 원료가격 상승을 예측한 업체들이 재고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M은 나프타 분해를 통해 나오는 에틸렌과 벤젠을 원료로 생산되며, 전자제품 내외장재, 건축자재, 스티로폼, 합성고무 등으로 사용되는 PS(폴리스타이렌), EPS(익스펜트폴리스타이렌. 스티로폼),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 SBR(스타이렌부타디엔러버. 합성고무) 등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그동안 중국의 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요 급감, 중국 자급률 상승,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SM 마진이 하락하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일부 SM 생산 공장들은 가동률을 낮추거나 가동을 중단했다.

    특히 지난해 4월 울산 SM 공장을 가동시켰던 SK종합화학은 공장 가동 3개월 만인 지난해 7월 가동을 완전히 멈추고 재가동에 대한 기약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최근 청소기, 세탁기, 자동차, IT기기 내외장재로 쓰이는 고기능성 플라스틱인 ABS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SM 부족이 예측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통상 3~4월은 봄철을 맞아 자동차, 세탁기 등 가전제품 생산이 활발해지는 시기다. 이에 맞춰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데, 국내 최대 SM 생산업체인 삼성토탈을 비롯해 LG화학, 롯데케미칼, 여천NCC가 모두 정기보수에 들어가면서 증가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은 일정한 상태다.

    SM 가격이 점차 상승하면서 ABS나 PS와 같은 다운스트림 제품군의 스프레드도 점점 개선되고 있다.

  • ▲ 삼성토탈 대산 공장 전경 ⓒ삼성토탈
    ▲ 삼성토탈 대산 공장 전경 ⓒ삼성토탈


    국내 SM 생산 업체 중 생산능력이 가장 큰 삼성토탈은 오는 4월15일부터 약 40일에 걸친 대규모 정기보수를 앞두고 있다. 이번에 정기보수에 들어가는 설비는 SM 생산량 기준 약 105만t에 달한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최근 SM 가격이 오르는 타이밍에 정기보수에 들어가 아쉽지만, 설비 안전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기보수는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세계 1위 ABS 생산업체인 LG화학 역시 이달 12일부터 정기보수에 들어가 오는 4월초에나 SM(연간 50만t 규모) 설비 가동이 가능한 상태다. LG화학은 이번 정기보수를 대비해 약 1개월치의 재고를 미리 확보해둔 상태며, 필요한 경우 스팟으로 구매해 쓴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의 경우 SM 생산은 자연스레 글로벌 점유율 1위인 ABS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전에 재고를 확보해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LG화학의 석유화학제품 매출 중 ABS가 차지하는 비중(내부거래 포함)은 약 25%다.

    비슷한 시기에 롯데케미칼도 정기보수에 들어간다. 이달 중순경 시작된 정기보수는 오는 4월 초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보수는 지난 2013년 9월 이후 약 1년 6개월만이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매출 중 SM과 BD(부타디엔)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SM 생산업체들이 대규모 정기보수에 들어가면서 재고 확보가 어려워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은 최소 정기보수가 끝나는 4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