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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증권사 가운데 현대증권의 부동산투자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현대증권이 수익 다각화를 위해 해외 부동산 IB(투자은행) 부문을 강화키로 하면서 부동산 투자 규모를 1년 새 무려 6000억원가량 늘린 것이다. 현대증권을 제외한 10대 증권사의 총 부동산 투자 증가액이 3.7억원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현대證, 1년새 투자액 6천억 급증…"부동산IB 통한 수익 다각화 차원"
1일 현대증권이 전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임대 수익 목적 등 투자용 부동산의 장부가액은 직전년인 2013년 말 789억원에서 지난해 말 6793억원으로 무려 6004억원(760.96%)이나 급증했다.
최근 현대증권이 수익성 다각화를 위해 잇따라 부동산 매입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증권은 윤경은 사장 취임 후 투자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특히 부동산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김병익 현대증권 IR 담당자는 "지난해 구조조정으로 인해 점포 수를 기존 115개에서 97개로 18곳을 처분하면서 투자부동산 항목으로 자동 이체된 것도 포함되긴 했지만, 해외부동산을 투자한 것이 상당 부분 차지해 금액이 크게 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증권은 2013년 일본 최대 쇼핑업체인 이온(AEON)그룹 쇼핑몰을 894억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영국 런던 중심지 패딩턴지역 명품 의류업체 마크스앤드스펜서 본사 건물인 워터사이드를 3411억원에 사들였다. 지난해에는 일본 도쿄 요츠야 빌딩과 미국 워싱턴 DC 빌딩을 각각 660억원과 3600억원에 매입했다. 올해 들어서는 독일 최대 운송업체 DHL의 물류센터를 460억원에 인수했다.
또 현대증권은 지난달 부동산 IB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구조화금융본부(SF)도 신설, IBK투자증권 출신인 정상익 본부장과 그 팀원 10여명을 함께 영입한 바 있다. 정 본부장은 업계 안팎으로 부동산 관련 IB 전문가로 평판이 높은 인물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구조화금융본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IB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신설한 것"이라며 "최근 이어진 해외 부동산 투자의 경우 마스터리스(장기 임차 계약)차원으로 임대 수익을 얻기 위한 것이며, 중간에 시세가 올라 매입자가 나타난다면 매각이 가능한 매입 건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10大 증권사, 부동산 투자 장부가액 2.5兆…전년比 41.81%↑
현대증권을 포함한 국내 상위 10개 증권사들의 투자용 부동산 장부가액은 직전년인 2013년(1조4439억원) 대비 41.81% 증가한 2조47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현대증권을 제외하면 증액 규모는 3.7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현대증권이 업계 평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신한금융투자와 유안타증권, KDB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증권사가 투자용 부동산 보유 규모를 늘렸다. 각 사별 보유액으로는 현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등 5곳이 1000억대를 훌쩍 넘겨 상위 5위권에 들었다.
미래에셋증권은 현대증권(6793억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의 보유 투자부동산은 작년 말 5791억원으로 1년 동안 228억원(4.1%) 증가했다. 대신증권은 전년(1295억원)대비 52.05% 늘어난 1969억원의 투자용 부동산을 보유하면서 그 뒤를 이었다. -
신한금융투자의 투자부동산 장부가액은 전년(1913억원)보다 5.18% 감소한 1814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유안타증권은 25.66%(613억원) 급감한 1776억원, NH투자증권이 6.18%(43억원) 증가한 73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KDB대우증권이 19.85%(156억원) 줄어든 630억원, 한국투자증권은 9.31%(51억원) 감소한 497억원으로 집계됐고, 하나대투증권은 1.52%(7억원) 늘어난 467억원이었다.
한편 삼성증권은 10대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투자목적 부동산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광훈 삼성증권 IR 담당자는 "업무용 부동산(장부가 78억3727만원) 외에 투자목적 부동산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