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주식 신용융자 이자율 잇따라 인하코스닥 신용융자 사상최대…매물 쏟아지면 위기
  • 개인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의 수수료를 증권사들이 잇따라 인하하고 있다.

     

    기준금리 하락추세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은행권의 대출금리에 비해 두배 정도 높은 수준을 고수한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증권사들이 수수료를 내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빚내서 주식을 투자하는 개미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급락장세로 전환될 경우 시장에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신용융자 이자율을 기간별로 0.1~0.2%포인트 인하키로 결정했다.

     

    1~15일 신용융자 고객은 7.4%, 16~30일은 7.9%, 31~60일은 8.4%로 각각 0.1%포인트씩 이자율을 낮췄고, 61일 이상에 적용된 이자율은 8.8%로 기존대비 0.2%포인트 내렸다.

     
    앞서 지난 1일에는 삼성증권이 60일 이내 및 이상의 신용거래 이자율을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삼성증권은 이에 따라 30일 이내 신용거래 고객에게 연 6.4%의 이자율을 적용한다.

     

    31∼60일과 61∼90일에 적용된 이자율은 각각 연 7.4%, 연 8.5%로 내렸다.

     

    KDB대우증권도 같은날 신용융자 이자율을 평균 0.55%포인트 내렸고, NH투자증권은 지난 6일 신용융자 이자율을 평균 0.3%포인트 내렸다.

     

    이처럼 주요 증권들이 신용거래 이자율을 낮춘 것은 기준금리 인하가 표면적 이유지만 높은 이자율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여론의 압력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하에 증권사들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의 수신금리는 재빨리 인하한 반면 은행권의 두배 수준에 달하는 대출금리는 인하에 인색했다.

     

    또 증권사 신용융자는 주가가 현저히 떨어질 경우 반대매매가 강제실행돼 증권사의 리스크도 은행의 신용대출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자율은 요지부동이라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이같은 지적에 대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신용거래 이자율을 내림에 따라 업계는 앞으로 이자율 인하에 동참하는 증권사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신용거래 이자율 인하로 인해 빚내서 투자하는 개미투자자들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과 시장은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는 테마주와 소형주가 몰려있는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가 불어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뜨거워지자 신용거래 융자 잔고도 급증하는 가운데 특히 코스닥 신용융자금액이 코스피시장을 앞지르며 사상최대치를 나타냈다.

     

    지난 9일 기준 국내 증시의 신용융자잔액은 6조7781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시장에서 3조1575억원, 코스닥에서 3조6205억원으로 코스닥 신용융자금액이 코스피를 앞지른 상태다.

     

    연초 540선에서 출발한 코스닥지수가 급등세를 지속하며 700선 돌파를 넘보는 상황이 오자 개인들의 직접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시장은 코스닥지수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낙관론이 우세하지만 증시가 조정을 보일 경우 신용거래 특성상 반대매매가 이뤄지면서 주가에 하락압력을 더 가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코스피에 비해 시가총액이 훨씬 작은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가 더 많다는 건 과도하며 경고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신용거래는 지수 상승기에는 상승 탄력에 힘을 주지만 하락기에는 차익매물 급증에 따라 하락 압력을 가중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