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오로 코스닥 700선 돌파후 급추락내츄럴엔도텍 주가 열흘만에 62.5%↓…개미손해 눈덩이
  • '가짜 백수오' 논란에 코스닥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내츄럴엔도텍발 쇼크에 7년여 만에 지수 700 고지를 넘어서기 무섭게 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내츄럴엔도텍은 물론 시장 전체가 흔들리자 코스닥에 뒤늦게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이 또 다시 손실을 볼 처지에 놓였고, 금융당국 역시 고강도 조사에 착수하며 사태 진화에 애를 쓰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코스닥지수는 0.96%(6.68) 내린 689.01로 거래를 마쳤다. 사흘째 하락세다.

     

    장중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제품 재조사 결과 가짜 백수오 원료인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하락반전하며 장초반 상승분을 까먹었다.

     

    코스닥은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사태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714.52로 마감했던 코스닥지수는 백수오 사태가 터진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며 전일까지 3.6%(25.51)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가총액은 192조726억원에서 183조6223억원으로 7거래일 동안 8조5403억원이 증발했다. 내츄럴엔도텍의 시총이 1조150억원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한 회사의 문제가 시장 전체에 파급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물론 충격의 진원지인 내츄럴엔도텍의 충격이 가장 크다. 전일 내츄럴엔도텍은 개장 직후 하한가로 직행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3만4100원으로, 지난 16일 장중 기록한 사상 최고가(9만1200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이날 거래량은 106만여주로 전날보다 대폭 줄었지만 하한가에 팔겠다는 매도 잔량만 수백만주가 쌓였다.

     

    시가총액도 1조150억원 증발하며 시총 순위 역시 9위에서 42위로 한순간에 주저 앉았다.

     

    특히 이번 사태로 개인 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

     

    작년 말 4만5550원에 불과했던 회사 주가는 한약재 백수오가 여성 갱년기 장애와 면역력 강화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관련 제품을 생산한다는 점이 주목을 받으며 주가가 뛰기 시작, 지난 16일 장중 9만1000원을 찍었다.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9만원을 넘어선 것도 이달 15일과 17일로 백수오 논란이 불거지기 직전이었다.

     

    반면 가짜 백수오 논란이 터지자 주가는 17일 종가 대비 열흘도 안 돼 62.5% 급락했다.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 전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고, 개인은 매도 우위 기조를 유지하면서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올해 백수오 사태가 나기 전날인 21일까지 내츄럴엔도텍 주식에 대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82억원과 355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717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코스닥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자 뒤늦게 내츄럴엔도텍 추격 매매에 나섰다.

     

    실제 4월 이후 거래만 보면 개인은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389억50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3억700만원과 347억2200만원 순매도로 돌아서 차익을 실현했다. 

     

    백수오 충격에 휩싸인 22일 이후의 거래만 보면 개인은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556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37억원과 355억원 순매도했다.

     

    손실은 내츄럴엔도텍 투자자에 그치지 않았다. 충격이 도미노처럼 번지면서, 코스닥시장이 약세로 돌아서 뒤늦게 코스닥 시장에 뛰어든 다른 개인들도 손실을 봤다.

     

    사태가 악화되자 금융당국도 내츄럴엔도텍 사태에 칼을 빼들었다.

     

    당국은 일부 가짜 백수오 원료 사용이 확인된 내츄럴엔도텍 임직원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선행 매매 등 불공정 주식 거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고강도 조사에 착수했다.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자본시장조사단을 주축으로 금융감독원 특별조사팀,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와 함께 내츄럴엔도텍 사건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당국은 내츄럴엔도텍 임원들이 소비자원 발표 직전에 보유 주식을 대량 처분한 사실에 주목,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주식을 사전에 대량으로 팔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내츄럴엔도텍의 주가가 상승 국면에 진입했을 당시 공매도 물량이 집중된 점도 조사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거래소의 조사가 끝나려면 통상 4∼5개월이 걸리는데 이번 사안의 중대성과 시급성 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시장교란행위가 확인되면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