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의료기관 "도의적 양심 저버린 행위" 맹비난K병원선 "메르스로 본원 입은 타격이 상당"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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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대 0병원에는 메르스 확진 및 의심환자가 없습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하고, 경유한 병원이 잇따라 발표됨에 따라 관련 병원은 물론 무관한 병원마저도 경영난을 직격으로 맞고 있다. 이에 인천시 남동구 K대학병원이 '메르스가 없다는 점'을 내세워 선전 마케팅용으로 활용해 인근 지역 병원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2일 병상 부족으로 타 지역 의료기관으로부터 이송된 확진환자 1명을 제외하고 8일 현재까지 확진판정을 받은 이가 없는 인천까지도 환자의 병원 기피에 따른 경영 악화를 겪고 있다.

     

    8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에 확진환자는 없으며, 의심 증상을 보였던 8명도 1차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2주의 잠복기 관찰을 위해 격리된 상태다. 확진자와 접촉한 22명은 자가 격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의 이 같은 발표와 노력도 메르스 공포감에 의한 병원 기피 현상을 막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평일, 환자들로 붐벼야 할 인천의 한 대학병원 로비에는 병원 관계자들만이 자리했다.

     

    특히 2일 타 의료기관의 환자 거부로 메르스 확진자를 받아야만 했던 인천시 중구의 한 대학병원은 매일 1천 명 이상의 외래 환자가 빠져나가고, 환자의 요구로 수술 또한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현재 확진자로 알려진 환자는 4일, PCR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됐으며 한번 더 있을 검사에서 음성이 나올 시 전염력이 없어 완치 판정을 받고 격리 해제될 예정이다. 

     

    또 인천시 계양구에 위치한 음압격리병실을 갖춘 종합병원의 경우에도 메르스 격리 치료시설을 별도로 설치하고 방역에 총력을 다 하고 있으나, 한 시민이 SNS에 올린 사진 한장으로 메르스 환자가 있다는 소문이 퍼져 내원율이 30%가량 줄었다고 전했다. 

     

    이같이 인천시의 병원들이 모두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 K대학병원이 원내 '00대 0병원에는 메르스 확진 및 의심환자가 없습니다'는 현수막과 플래카드를 걸고 환자 유치에 총력을 다 하고 있어 인근 의료기관의 질타를 받고 있다.

     

    메르스 환자가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고, 대외적으로 질병을 이용해 선전 마케팅으로 환자 유치를 하는 것은 의료인으로서 도의적인 양심을 저버린 행위라는 비난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해당 병원이 내건 게시물에 의하면 본 의료기관을 제외한 다른 병원은 안전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곳이라는 오해의 여지를 환자에게 남겨줄 수 있어, 더 큰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K병원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지속되어 온 인천시 메르스 상륙 긴장감에 본원이 입은 타격이 상당하다"며 "환자 외래 내원율이 20% 이상 급감하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지난주 서울의 일부 병원이 현수막을 내걸고 메르스 환자 없음을 광고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뒤따른 것뿐, 타 의료기관의 환자를 뺏어올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K병원은 지난 3월, 보건복지부로부터 13년 연속 최우수 응급의료기관으로 평가받은 바 있으며 음압시설이 갖춰진 1인실 격리병실 총 7병상을 운영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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