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속형 제습기에 '인버터' 스티커 붙이고 소비자 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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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마트의 영업방식이 가관이다. 고객에게 거짓 제품을 파는가 하면 '엿장수 마음대로' 가격을 매기기도 한다. 제품정보를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매장을 방문하면 손해를 보기 십상인 셈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는 현재 LG전자의 정속형 제습기를 인버터가 장착된 제품이라고 속여 팔고 있다. 해당 모델 이름은 'LD-159DPG'로 지난해 4월에 출고된 제품이다.

    더욱이 이 제습기는 올 한 해 LG전자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제품이어서 매장 내 소비자들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배치돼 있다.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지역 하이마트 매장 대부분은 이 제품에 인버터가 들어갔다는 식의 거짓 정보를 앞세워 물건을 소개하고 있다. 더욱 기가 막힐 노릇은 인버터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소비자가 나타나면 바로 꼬리를 내린 뒤 미안하다며 가격을 깎아주겠다고 입장을 바꾼다.

    하이마트의 한 판매원은 "사실 인버터 제품이 아니라, 정속형인 것을 이미 알고는 있었다"며면서"하지만 제품에 붙어있는 스티커 문구(사진)가 인버터여서 우리 입장에선 어쩔 수 없이 문구대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다른 매장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이처럼 하이마트 직원들이 알고도 모른채 하는 사이 인버터로 둔갑한 정속형 제품들이 소비자 안방을 차지고 있다. 문제의 스티커는 LG전자가 국내 업계 최초로 인터버에 대해 10년간 무상 보증을 실시한다는 내용이다.

    LG전자 역시 괜한 오해를 받을 처지에 몰렸다. 인버터 제품으로 잘못 알고 구입한 소비자들이 뒤늦게 사실을 알아챘을 경우 하이마트 뿐 아니라 LG전자에도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인버터 제습기는 지난해 처음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속형보다 소음과 발열이 적고 전기료를 아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대신 가격은 제조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통 10만 안팎으로 비싸다.

    이와 함께 하이마트의 가격 정책도 소비자들의 머리를 갸우뚱 하게 만든다.

    삼성전자 공식 매장에서 55만원에 판매하고 있는 인버터 제습기(모델명: AY15H7000WQD)를 하이마트는 41만9000원에 팔고 있다. 무려 13만1000원이나 싸게 가격을 책정한 것이다. "원래 제조사 매장보단 하이마트가 많이 저렴하다"는 게 하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부 LG전자 제품은 오히려 하이마트가 비쌌다. LG전자 매장에서 38만원에 살 수 있는 정속형 제습기(모델명: LP-159DPG)를 하이마트는 5만원 가까이 높은 42만9000원에 내놓았다. 하이마트에서 사면 되레 텀터기를 쓰는 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제품을 강권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제품정보 자체를 왜곡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실제 서울 시내 한 하이마트 지점에선 제습기 인기상품 코너에 나란히 진열된 두 제품을 두고 한 제품만 올해 출시된 새 모델이라며 구입을 유도했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둘다 지난해 4월과 6월에 생산된 모델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마트 매장 내 제품이 워낙 많다보니 직원들도 모든 내용을 알진 못한다. 때문에 같은 제품을 두고 매장마다 설명은 천차만별"이라며 "결국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소비자가 여러 제품들을 직접 비교해 보고 물건을 구입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