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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틸렌 제품가격과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의 차이를 나타내는 에틸렌 스프레드가 최근 850달러대를 넘나드는 고공행진을 기록하면서 올 2분기 석유화학업계 실적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유가 하락으로 나프타 가격은 하락한 반면 정기보수 등의 영향으로 에틸렌 제품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이 유지 돼 상당한 원가 절감 효과를 누린 영향이다.
7일 석화업계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3사는 에틸렌 스프레드 개선 영향으로 올 2분기 평균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4918억원, 3475억원, 641억원에 달한다. 3개 회사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대폭 개선된 영업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월평균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해 6월 t당 490달러에서 올 4~5월 평균 856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6월 1~1주 평균 에틸렌 스프레드는 t당 843달러로 4·5월에 비해 소폭 하락하기는 했으나 당분간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하락해 원재료 가격은 줄어들었으나, 생산 제품인 에틸렌 가격에는 큰 변동이 없어 큰 수익을 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원재료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에틸렌 가격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상반기 글로벌 정기보수 영향으로 공급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정기보수를 완료했거나 진행중인 에틸렌 생산공장은 총 9곳으로 연간 생산능력은 610만t에 달한다.
현재 국내 에틸렌 생산 규모(합작 포함)는 한화(291만t), 롯데케미칼(282만t), LG화학(220만t) 순이다.
LG화학은 오는 17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은 8월께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당분간 에틸렌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은 에탄가스를 베이스로 한 에틸렌 생산공장 증설 계획을 밝혔다.
먼저 롯데케미칼은 미국 석유화학기업인 액시올(Axiall)사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에탄크래커 플랜트를 건설하는 합작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롯데케미칼의 에틸렌 생산량은 연산 282만t에서 370만t으로 대폭 늘어나게 된다. 지분 구조는 롯데케미칼과 액시올사가 90:10으로 나누게 되며 연 100만t 규모의 에틸렌 생산시 롯데케미칼이 90만t, 액시올이 10만t을 각각 나눠갖게 된다.
롯데케미칼은 에틸렌을 이용한 사업구조 다각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한편 기존 원료인 나프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저가의 가스원료 사용 비중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 역시 에탄가스를 이용해 에틸렌 연 84만t, 폴리에틸렌(PE) 연 8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석화단지를 카자흐스탄에 세운다. LG화학은 카자흐스탄의 국영 석유화학 회사인 UCC를 비롯해 민간기업인 SAT와 함께 해당 프로젝트에 투자 중이며 지분율은 LG화학 50%, UCC 25%, SAT 25% 이다. 오는 2019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며 투자비는 총 42억 달러(한화 약 4조7000억원)에 달한다.
LG화학 카자흐스탄 공장은 카스피해 텡기즈 유전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에탄가스를 원료로 활용해 기존 제품보다 30% 저렴한 폴리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어 상당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