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측 중도금 미납 원인 공정완료 후 매각예정
  • ▲ 대우조선해양이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앳우드 오세아닉스 社의 드릴십ⓒ대우조선
    ▲ 대우조선해양이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앳우드 오세아닉스 社의 드릴십ⓒ대우조선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3년 7월 미주지역 선주로부터 수주했던 드릴십 1척에 대한 계약을 해지했다고 19일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총 7034억원 수준이다.

    이 회사는 "선주사가 중도금 지급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계약서에 따라 '선주측 계약 불이행' 사유로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약 해지된 드릴십의 경우 올 연말 인도를 예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공정이 마무리단계 접어든 셈인데, 선주 측은 여태껏 1차 선수금만 대우조선에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주사는 경기침체, 저유가 영향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자 2차 중도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다. 대우조선은 더이상 대금회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최근 대부분의 선박대금 결제가 '헤비테일(Heavy-tail)'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대우조선이 거둬들이지 못한 금액은 전체 계약액의 50% 이상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선박건조과정은 계약-스틸 커팅(Steel Cutting)-탑재-진수-인도 등 5단계로 분류되는데, 헤비테일은 인도시 대금의 50% 이상이 한번에 지급되는 방식이다.

    대우조선 측은 향후 중재과정을 거쳐 1차 선수금 몰취 및 계약 해지된 드릴십에 대한 매각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1차 선수금을 제외한 금액으로 드릴십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지만,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심해유전 시추작업에 사용되는 드릴십은 유가가 한창 호황이던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세계 각지에서 집중 발주된 적이 있다. 그러나 필요 이상으로 과발주됐던 영향과 유가급락 등이 겹치며 최근 1년반 가까이는 발주가 뚝 끊긴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드릴십 1일 용선료가 호황기 시절과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했을 정도로 해양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드릴십의 가격을 낮춰 내놓더라도 매각이 쉽사리 진행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