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노조법에 따라 파업 중단해야"노조측 "불법파업도 불사할 것"
  • ▲ 지난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노조원들이 파업 집회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금호타이어
    ▲ 지난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노조원들이 파업 집회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 노조가 이날로 15일째 전면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사측의 매출 손실액이 660억원으로 불어났다. 또 이날까지 노사 교섭이 타결되지 못하면 2009년 '16일 파업' 이후 최장 기간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노조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반대하며 지난 17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앞서 사측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전제로 일시금 300만원 지급 및 법적 기준보다 1년 늘어난 만 61세 정년 연장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임금피크제는 향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므로 이번 협상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임금피크제를 배제하면 다른 사항은 협의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이 이번 파업의 도화선이 된 셈이다.

    사측은 이날까지 노조 파업으로 인한 매출 손실액이 660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파업에 참가한 노조 조합원들도 '무노동무임금' 원칙으로 평균 200만 원 가량의 임금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면파업 장기화로 노사 모두 피해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노조의 파업으로 금호타이어 협력업체도 연쇄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노조의 파업으로 타이어 생산이 줄어들면서 협력업체의 납품물량 또한 크게 줄고 있다. 만약 파업이 지속될 경우 협력업체들은 경영난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광주에 소재한 금호타이어 협력업체 사장 A씨는 "금호타이어에서 주문을 받으면 바로 생산해서  납품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라면서 "본사가 돌아가지 않으면 우리 회사도 일감이 없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파업을 장기화시키고 있는 노조는 하루 빨리 파업을 멈추고 회사측과 협상 테이블에서 상생의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사는 파업 중에도 연일 교섭을 진행하며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있지만 임금피크제 도입을 싸고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는 노조의 전면파업 장기화에 따른 노사간의 불필요한 손실을 막고 교착 상태에 빠진 단체교섭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지난 25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했다.

    노동위의 중재가 개시되면 관련법에 따라 노조는 15일간 파업을 중단해야 한다. 사측은 중재의 신청과 함께 중재가 개시 됐으며, 동법 70조에 따른 '쟁의행위 금지'에 대한 효력도 발생한 것으로 해석하고 노조 측에 전면파업의 중단을 요청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중재'에 대한 일방적인 거부와 함께 전면파업을 계속 강행하고 있다.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노동위 중재에 회부되면 법적으로 파업을 중단해야 하지만 파업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사원들의 마음을 얻지 않은 채 힘의 우위로 일방적으로 밀어부치려는 회사의 오만한 생각과 태도는 잘못됐음을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자신들의 뜻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불법파업도 강행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회사는 노조법과 단체협약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통해 노동위원회 중재를 신청했으며, 노조법 62조에 따르면 중재의 신청과 함께 중재가 개시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 노동위원회의 중재 진행에 적극 협조할 것이며 노동조합도 관련법에 따라 파업을 중단하고 성실하게 협조해야 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노조측이 중재 개시에도 전면파업을 이어갈 경우 광주지방법원에 '쟁의행위금지 가처분'을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