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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그룹의 80%가 올해 경영여건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선제적 투자는 유지할 전망이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30대그룹의 올해 투자 규모는 122조7000억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수치다.
이날 오전 7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재하는 30대그룹 투자 관련 간담회에서 이같은 계획안이 발표됐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OLED, 유통, 에너지 등 기존 주력업종에 대해 설비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신성장동력을 위한 R&D투자도 이뤄진다.
다만, R&D 투자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31조8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장기적인 기술개발에는 주춤하는 모양새다. 시설투자는 전년보다 7.1% 증가한 90조9000억원으로 예상됐다.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시설투자 10조5000억원은 집계에서 제외됐다.
30대그룹 중 투자가 작년보다 증가한 곳은 18곳이다.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된 곳은 3곳이고, 오히려 줄어든 그룹은 9개사로 조사됐다.
개별적으로 삼성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평택 반도체단지 건설에 2018년까지 1단계로 15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 및 스마트카 개발에 2018년까지 13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SK그룹은 하이닉스 반도체 설비투자로 5조4000억원과 SK텔레콤 망 투자에 1조3000억원, SK브로드밴드 인프라투자에 6500억원을 투입한다. LG그룹은 OLED 시설 확장을 위해 2018년까지 10조원, 마곡 사이언스 파크에 2020년까지 4조원 가량을 투자한다.
롯데그룹은 제2맥주공장 건립을 위해 2600억원을, 신세계그룹은 면세점 사업을 위해 2020년까지 2700억원을 투자한다. CJ그룹은 콘텐츠 사업에 6700억원을 투입한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3고로 개수에 내년까지 4265억원, 광양제철소 7CGL 신설에 2017년까지 2554억원을 투자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말에 상업가동 예정인 콘덴세이트 정제 및 MX 제조 프로젝트에 1조2000억원 투자가 마무리 된다. 산업단지 공유수면 매립공사를 위해 2018년까지 1122억원도 투자한다.
GS는 GS동해전력과 GS EPS 당진 4호기에 각각 2조1000억원, 7500억을 투자한다. 한화는 여수산단 염소생산설비 증설에 2170억원을, 충북 태양광 공장 신·증설에 5000억원을 투입한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의 항공기 도입에 2조4381억원을 투자한다. KT는 GiGA 인터넷 구축에 1900억원, 평창동계올림픽 통신망 구축에 1000억원을 투입한다. 효성은 폴리프로필렌 증설과 NF3 가스 증설에 각각 1500억원, 1000억을 투자한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교역량이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하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30대그룹은 선제적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규제 완화 및 신성장동력 지원책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불확실한 경제 여건에서도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의지가 반영된 것 같다”며 “계획 수립보다 중요한 것은 차질없는 이행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전경련이 발표한 2015년 투자계획에서는 30대그룹이 125조9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집행된 투자액은 116조6000억원에 불과했다. 때문에 주 장관은 투자 이행을 독려한 것이다.
주 장관은 “30대그룹의 투자계획이 차질없이 이행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범정부 전담 지원반을 구성해 도로, 용수, 전력 공급 등 미시적인 사항까지 꼼꼼히 챙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부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의 경우 전력공급을 위해 올해 10월까지 송전선로(154kv)를 신설하고 2018년 4월까지 송전선로 2기를 추가 건설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파주 OLED 공장에 대해서도 필요한 추가전력 공급을 위한 약관을 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