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능성 아미노산 기업 '하이더' 인수, 사료용 아미노산 기업 '매화홀딩스그룹' 인수 추진 중CJ제일제당의 미래 핵심 동력, 생명공학으로 무게중심 이동
  • ▲ CJ제일제당 CI. ⓒCJ제일제당
    ▲ CJ제일제당 CI.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생명공학 분야 기술력과 사업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이며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식품사업이 좁은 국내 시장에서는 한계에 부딪히고 해외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확실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바이오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서서히 옮기고 있는 것이다.

    22일 CJ제일제당은 중국 기업인 '하이더(Haide)'를 360억원에 인수하고 기능성 아미노산 시장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그간 CJ제일제당은 동물 사료용 아미노산 사업만 펼쳐왔지만 이번 하이더 인수로 사람이 먹는 건강보조제와 스포츠보조식품 소재, 화장품 소재로 쓰이는 기능성 아미노산 시장까지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생물을 발효시켜 아미노산 물질이 나오면 불순물을 정제해서 고순도 아미노산을 추출하는 기술이 기능성 아미노산의 핵심"이라면서 "이번 인수를 통해 CJ제일제당이 갖춘 사료용 아미노산 기술력과 하이더의 기능성 아미노산 기술력을 접목시켜 첨단기술로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까지 매출 4000억원, 시장점유율 35%를 달성해 기능성 아미노산 시장에서 글로벌 톱3에 진입하고, 의약용 아미노산으로의 사업다각화를 통해 아미노산 전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 ▲ CJ제일제당 바이오 기술연구원. ⓒCJ제일제당
    ▲ CJ제일제당 바이오 기술연구원.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진출한 기능성 아미노산 시장은 전세계 1조원대로 아직까지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매년 1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며 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꼽히고 있는 분야다. 

    사료용 아미노산 시장도 불과 몇 년 전까지는 규모가 미미했지만 전세계적으로 육류 소비가 증가하면서 사료 시장이 확대돼 현재는 10조원대로 대폭 커졌다. CJ제일제당은 사료용 아미노산과 마찬가지로 기능성 아미노산 시장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측은 "최근 헬스를 하면서 먹는 단백질 보충제나 스테미너 증진, 근력향상 등을 위한 건강보조식품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능성 아미노산 시장 전망이 상당히 밝다"고 설명했다. 

    하이더는 지난해 기능성 아미노산 분야 매출은 400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기능성 아미노산 시장은 일본 기업인 '아지노모토'와 '교와' 두 회사가 전체의 약 70% 가량을 차지하며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아직까지 시장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CJ제일제당은 과거 사료용 아미노산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라이신 사업을 세계 2위로 이끌었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기능성 아미노산 시장에서도 자신감이 있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 측은 "과거 사료용 아미노산 시장에서도 수십년 앞서 발효 기술력을 갖췄던 아지노모토와 교와가 상위 기업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CJ제일제당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면서 "사료용 아미노산 시장 진출시 축적한 CJ제일제당만의 노하우와 기술력은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을 갖췄으며 기능성 아미노산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부를 띄워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이더가 중국 저장성 닝보시 경제개발구역에 2개의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전세계 300여개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등 사업 인프라가 탄탄하게 구축 돼 있다는 점은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CJ제일제당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5대 사료용 아미노산을 친환경 발효 바이오 공법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 ▲ CJ제일제당 사업부문별 매충 비중 변화. ⓒCJ제일제당
    ▲ CJ제일제당 사업부문별 매충 비중 변화.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의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 변화를 보면 식품사업은 지난 2012년 39%에서 2014년 33%로 6%가 줄었다. 생명공학 사업은 2012년 33%, 2013년 32%, 2014년 30%로 비슷한 비중을 보였으나 해당 시기 주력 제품인 라이신 판매 가격이 폭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사업 비중은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물류사업을 제외한 CJ제일제당의 매출은 전년 대비 10.7% 늘어난 8조1522억원, 영업이익은 35.9% 증가한 5865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바이오·제약·생물자원 등 생명공학 사업 매출은 4조18억원을 기록하며 식품사업(4조1504억원)의 뒤를 빠르게 좇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도 생명공학 사업 부문 비중이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 ▲ 노항덕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 부사장. ⓒCJ제일제당
    ▲ 노항덕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 부사장. ⓒCJ제일제당

    노항덕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 부사장은 "CJ제일제당은 세계 1등 아미노산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그 동안 라이신, 메치오닌 등 사료용 아미노산 사업에 집중 투자해 친환경 바이오 발효공법으로 5대 사료용 아미노산을 생산하는 세계 최초의 기업이 됐다"면서 "하이더 인수를 시작으로 기능성 아미노산 시장에서도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Major Player)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사료용 아미노산 사업도 꾸준히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현재 CJ제일제당 측은 중국 매화홀딩스그룹 인수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수 타당성과 인수 방법, 가격 등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매화홀딩스그룹은 사료용 아미노산을 생산하는 그린바이오 업체로 연매출 규모는 2조원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아미노산 생산량은 라이신 218만톤, 쓰레오닌 50만톤, 트립토판 3만톤 규모이며 이 중 중국 생산량(글로벌 대비)은 108만톤(49.5%), 37만톤(74.0%), 1.1만톤(36.7%)으로 집계됐다.

    CJ제일제당이 매화홀딩스그룹을 인수할 경우 중국 내 시장점유율은 라이신 36.5%, 쓰레오닌 51.4%, 트립토판 13.6% 달성이 예상되며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라이신 34.1%, 쓰레오닌 38.0%, 트립토판 48.3%로 예상되는 등 CJ제일제당은 매화홀딩스그룹을 등에 업고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독보적인 1위 아미노산 기업으로 우뚝 서게 된다.

    업계에서는 한국 기업이 중국 기업의 아미노산 사업을 일방적으로 인수하기는 중국 규제상 어렵다고 보고 CJ제일제당과 매화가 아미노산 사업과 관련된 통합법인을 만들고 이 통합법인을 CJ제일제당이 인수해 운영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현재 미국과 중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 20곳의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하이더 인수에 이어 매화홀딩스그룹까지 최종 인수하게 될 경우 중국 내 공장과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의 주력 사업인 식품사업은 좁은 국내에서는 성장세가 주춤하고 해외 시장에서는 단기간에 승부를 볼 수 없을뿐더러 성공 가능성 또한 희박하다"면서 "CJ제일제당은 이미 핵산 시장 점유율 세계 1위, 라이신 세계 2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생명공학 사업이 CJ제일제당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