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후판사업 부진 영향유니온스틸 합병, 페럼타워 매각, 후판2공장 가동 중단 등 자구 노력
  • ▲ 6월 화입 앞둔 브라질 CSP 제철소ⓒ동국제강
    ▲ 6월 화입 앞둔 브라질 CSP 제철소ⓒ동국제강

     

    동국제강의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적극적인 투자가 빠른 재무구조개선에 원동력이 되면서 철강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동국제강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지 약 2년이 되는 현 시점에 졸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그간 여러가지 자구책을 진행하며 재무 구조 개선에 노력해 온 결과가 드디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13일 철강업계에 동국제강의 빠른 재무구조개선이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물론 아직은 불안 요소가 많기 때문에 방심하기에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은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이후에도 강도높은 구조조정 및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했다"며 "일부 비관적인 전망을 이겨내고 수익성을 개선한 점은 철강업계의 모범사례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동국제강은 지난 12일 오후 4시 페럼타워 3층 대강당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2016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흑자 전환했고, 2분기에도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서다.

     

    반면 불안한 상승세라며 신중론을 펼치는 전문가도 있다. 손영욱 산업연구원 원장은 "수요가 받쳐주지 않은 시황 회복이기 때문에 언제 꺾일지 모른다"며 "이러한 요소들을 감안할 때 보랏빛 전망만을 보기에는 불안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동국제강의 재무구조개선약정 졸업이 임박했음은 긍정적인 신호다. 

     

    동국제강은 지난 2014년 5월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했다. 당시 약정 기간은 3년으로 정해졌다. 

     

    동국제강은 2011년 이후 수익성 악화의 늪에 빠졌다. 매출액은 2011년 8조8149억원에서 2012년 7조7691억원, 2013년에는 6조6909억원으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11년 2791억원에서 2012년 663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같은 부진은 주력사업이었던 후판의 시장 지배력 약화에 따른 판매 감소가 크게 작용했다. 이에 따라 2012년 6월에는 포항 1후판 공장도 폐쇄하며 후판 매출은 2011년 3조2800억원에서 지난해 1조4008억원으로 2조원 가량 줄었다.

     

    또한 브라질 CSP 제철소 합작 투자에 총 비용 7억5000만 달러를 쏟아부으며 채무보증이 12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곧 전체적인 재무부담 증가로 이어지며 재무구조는 급격히 나빠졌다.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 개선

     

    동국제강은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이후 재무구조 개선에 지속적인 노력을 했다.

     

    우선 2014년 7월 유상증자를 통해 1499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또 2015년 1월 1일부로 계열사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 재무적 유연성을 키웠다. 유니온스틸 흡수합병에 따라 동국제강은 기존 매출 2조원, 자산 7조4000억원 규모에서 매출 5조2397억원(2014년 별도 매출 기준 단순 합산), 자산 8조892억원으로 덩치를 키웠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4월에는 본사 사옥 페럼타워를 삼성생명에게 4200억원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2014년 말 기준 5500억원 수준이었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 금융상품 포함, 별도 기준)을 4200억원 추가 확보하고 부채비율을 크게 낮췄다.유니온스틸 합병으로 207%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은 페럼타워 매각으로 199%로 떨어졌다.

     

    2015년 6월에는 후판사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포항2후판공장 가동을 멈추고 당진공장으로 생산을 일원화 했다. 당시 동국제강은 조선경기 불황과 후판 공급과잉 심화로 인해 가동률이 떨어진 포항2후판 공장의 가동을 중단, 생산라인 집중을 통한 효율성 극대화의 길을 택했다.

     

    이와 같이 동국제강은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이후 끊임없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졸업을 목전에 두고 있다. 


    ◇1분기 이어 2분기 영업益도 증가 전망

     

    동국제강은 2분기 실적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을 전기대비 70% 증가한 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약 53% 급감했음에도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전년동기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 4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동국제강은 이같은 실적 개선을 선제적 구조조정의 효과라고 분석했다. 강도높은 자구노력의 결과로 현금흐름인 EBITDA(영업이익+감가상각비)는 1분기에만 980억원에 달했고 이자보상배율(1분기 별도기준 1.56배, 연결기준 1.87배) 또한 크게 개선됐다.

     

    부채비율 역시 2016년 1분기 별도기준 145.6%까지 내렸고, 연결기준은 2015년 말 207.0%에서 2016년 1분기 말 189.9%까지 낮췄다. 차입금은 2014년 3조8553억원에서 2016년 1분기 2조7360억원으로 1조1000억원 이상 줄였다.

     

    이성호 동국제강 상무(CFO)는 "지난해 4분기도 그렇고 1분기에 이어서 재무적으로는 이미 약정에 필요한 허들은 초과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자산 매각도 필수 사항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현재까지는 추가 자산 매각이 없어도 괜찮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산을 매각하지 않더라고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채권 회전율 상승 등 자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브라질 CSP 가동, 상당한 원가절감 효과 기대

     

    동국제강은 6월 10일(예정) 화입 후 가동을 앞두고 있는 브라질 CSP 제철소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사업계획을 수립할 당시 슬래브 가격을 톤당 220달러로 산정했는데 현재는 420달러 수준이라며 사업계획 기준치보다 톤당 200달러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CSP에서 생산되는 300만톤의 슬래브 중 160만톤을 동국제강 몫으로 가져간다. 그 중 60만톤은 국내 조달, 100만톤은 세계 각 지역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동국제강은 세계 지역별 수요 예측을 끝냈으며 100만톤 판매 완료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브라질-당진 공장 연계로 일관제철소 체제를 구축했다며 슬래브 조달로 상당한 원가 절감 효과를 볼 것이라 예상했다.

     

    특히 CSP에서 생산 예정인 슬래브는 대부분이 엑스트라 강종이라며 시장 판매가격이 톤당 100~200달러 비싼 제품임에도 원가 수준으로 들여오기 때문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