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무더위와 신제품 효과 맞물리면서 대박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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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부터 찾아온 무더위로 가전업계가 방긋 웃고 있다. 

지난 2년간 정체에 빠졌던 국내 에어컨 시장이 올해는 이른 무더위와 신제품 효과가 맞물리면서 대박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2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낮기온이 30도를 넘었던 지난주(5월 셋째 주) 삼성전자의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1주 기준)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올해 새로 출시된 삼성 '무풍(無風) 에어컨'은 지난 1월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6만대 이상 판매됐다. 무풍 에어컨은 5월 기준으로 전체 스탠드형 에어컨 판매량의 80%가 훨씬 넘는 비중을 차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LG전자는 수요 증가에 맞춰 지난달 말부터 경남 창원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보통 여름 특수가 몰리기 시작하는 5월 초중순부터 풀가동에 들어가는 것에 비하면 1∼2주 이상 빠르다. 에어컨 시장이 역성장했던 작년에는 생산라인 풀가동 시점이 예년보다도 1주 이상 늦었다. 

가전업계는 일찍부터 찾아온 무더위에 2013년 '에어컨 대박'의 재현을 기대하고 있다.

2011년 180만대, 2012년 150만대 수준이었던 국내 에어컨 시장은 폭염의 기세가 대단했던 2013년에 200만대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14년에는 세월호 사태와 2015년 메르스 사태의 여파로 다시 150만여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4년부터는 비가 오지 않는 마른 장마까지 계속됐다. 

올해는 예년보다 무덥고 습할 것이라는 예보가 이어지면서 업계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평년보다 더울 것이라는 예보가 이어지는 것을 보면 2013년 이후로 가장 많이 팔리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최소 180만대, 200만대 판매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어컨 판매량은 날씨에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여름인 6∼8월에 집중된다.

올해는 4월부터 더위가 시작돼 5월에도 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위가 이어지며 일찍부터 판매량이 껑충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1월 말∼2월 초에 신제품을 발표, 2∼3월에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며 "4월부터 곧바로 더위가 시작돼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16년형 혁신 제품을 내놓고 마케팅에 한창이다. 

삼성은 세계 최초로 바람 없이도 실내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해주는 '무풍냉방' 기술을 적용한 무풍 에어컨을 내놨다. 

LG'휘센 듀얼 에어컨'은 인체 감지 카메라를 통해 자동으로 맞춤형 바람을 내보내는 '스마트 듀얼 냉방'을 처음으로 선보였고 공기청정·제습 기능을 갖춰 사계절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