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정상화 사례 '반면교사'…채권단과 신뢰 형성

  • ▲ 한진해운이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유동성 방안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내놓는다. ⓒ 한진해운
    ▲ 한진해운이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유동성 방안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내놓는다. ⓒ 한진해운

한진해운이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유동성 방안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내놓는다. 당장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서는 1조2천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결단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추가 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했던 한진해운의 기류 변화에는 회생 단계에 들어선 현대상선 사례가 깊게 자리하고 있다. 

국내 해운업 투톱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올해 나란히 채권단과 조건부 자율협약을 맺었다.  

한발 먼저 용선료 협상 등 자율협약의 조건을 충족시킨 현대상선이 정상화에 근접해지자 한진해운 역시 채권단의 회생 의지를 믿고 추가 유동성 방안 마련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당초 두 회사의 극심히 열악한 경영 상태가 알려지면서 국민 세금으로 기업을 살릴 수는 없다며 법정관리를 보내야 한다는 여론이 일기도 했다. 일각서는 두 회사를 한 곳으로 합병해 글로벌 해운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구조조정의 첫번째 원칙으로 추가적인 자금지원이 없다는 점을 내세우고 실제로 이를 지켜왔다. 대신 석달 간의 조건부 자율협약 기간 중 용선료인하 협상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막바지 기간을 연장해주는 쪽으로 회생을 도왔다. 

한진해운의 경우, 내달께는 용선료 인하 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이 잇따르고 있지만 현재로선 용선료 협상 만큼이나 유동성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앞서 현대상선의 경우 현대증권을 팔아 현금을 마련했지만 한진그룹의 경우 딱히 팔릴 만한 자산이 없다. 그동안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했는데 추가적인 지원을 이어갈 경우,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까지 휘청일 수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조양호 회장이 이러한 문제 때문에 계열사의 한진해운 지원을 머뭇거린 측면이 강했다. 

한진그룹은 현재 해외선박금융기관 등과도 접촉해 선박금융 유예를 설득하고 있다. 만약 선박금융을 당장 갚지 않아도 된다면 최대 5천억원의 숨통이 트이게 돼 그룹에서 마련한 7천억원으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 역시 선박금융 유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자구안 규모의 마지노선을 7천억원으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번 자구안에는 계열사의 지원과 조양호 회장의 사재출연이 모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도 뒤따른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그룹 계열사가 한진해운을 지원하는 방안을 포함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