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맥도날드·피자헛은 기능성 소재 유니폼 지급·음료 공급 등 배달직원 지원치킨·피자 프랜차이즈, 90% 이상 가맹점 체제… "점주 자율에 맡기는 실정"
  • ▲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한국맥도날드
    ▲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한국맥도날드


    연일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대낮에도 배달을 해야만하는 수만명의 패스트푸드·치킨·피자 배달부들이 사실상 마땅한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사각지대에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낮 최고 기온 33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배달부들은 선풍기나 에어컨 없이 맨 몸으로 거리에서 더위를 나야한다.

    그마저 일부 대형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배달부들은 최소한의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배달 직원들은 짧게 일하는 비정규직 인력이 많은 탓에 제대로 된 요구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배달직원은 정직원이 아닌 아르바이트 형태의 비정규직"이라면서 "보통 주말이나 평일 저녁 같은 배달 피크 시간에 3~4시간 일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요즘같은 폭염에도 업무 중 휴식 시간이나 교대 근무를 요구하는 등 불평을 할 수가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국내 최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인 롯데리아는 배달 직원들의 유니폼을 통풍이 잘 되는 면 소재로 만들어 여름철에 보급한다. 배달 직원들은 시원한 매장에서 물이나 음료수를 언제든지 마실 수 있다. 

    전국 1300여개 매장을 보유한 롯데리아의 배달직원 수는 약 1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롯데리아 측은 "배달직원의 경우 덥다고 반팔이나 반바지를 입으면 혹시라도 모를 사고가 발생했을 시 크게 다칠 위험이 있어 안전상의 이유로 긴팔과 긴바지를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여름에는 매쉬 소재나 통풍이 잘 되는 소재로 만들어진 유니폼을 지원하고 있으며 아무리 더워도 헬멧이나 안전 장구 착용은 안전을 위해 필수적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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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한국맥도날드


    전국 430여개 매장에서 5300여명의 배달직원이 활동하고 있는 맥도날드의 경우 최근 쿨소재와 기능성 소재로 된 유니폼을 지급하는 한편 쿨 토시와 아이스 머플러 등을 제공하고 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아무래도 배달 수요가 많다 보니 더운날 고생하는 라이더(배달부)들을 위해 이같이 지원하고 있다"면서 "본사 차원에서 라이더들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스트푸드 업체와 마찬가지로 배달 주문이 많은 치킨업계와 피자업계 또한 전국 수만명의 배달직원들이 찜통 더위 속에서 땀을 흘리고 있지만 대부분의 업체가 90% 이상 가맹점 체재로 운영되고 있어 본사 차원의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피자헛만이 계절마다 날씨에 최적화된 유니폼 착용을 의무화하고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는 각 매장마다 식단 및 음료를 제공하도록 권장하고 있을 뿐 다른 업체들은 대부분 가맹점 자율에 맡기고 있다.

    한 치킨 업계 관계자는 "치킨은 메뉴 특성상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낮보다는 저녁에 배달이 이뤄지는 경우가 더 많아 폭염 영향을 조금 덜 받는 편"이라면서 "폭염과 관련한 지원은 해당 직원을 직접 고용한 가맹점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본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제도는 따로 없으며 다른 프랜차이즈도 대부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의 한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특성상 가맹점주가 독립적으로 매장을 운영하다보니 배달부 지원과 같은 정책을 모두 파악하거나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배달 대행 업체를 쓰는 경우도 있고 가맹점주나 주방직원이 배달을 겸하는 경우도 많아 대부분 자율에 맡기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교촌치킨은 1000여개 매장에서 3000여명, 비비큐(BBQ)는 1684개 매장에서 4000여명, 굽네치킨은 920개 매장에서 1800여명, bhc는 1330개 매장에서 1500여명의 배달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피자헛은 334개 매장에서 1000여명, 도미노피자는 424개 매장, 미스터피자는 400개 매장에서 수백여명의 배달직원이 배달업무를 맡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던 진동석 씨(29세, 가명)는 "폭설이 내리는 겨울에는 안전 문제 때문에 배달을 아예 하지 않았는데 폭염은 당장 눈에 보이는 어려움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참고 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고충을 본사 차원에서 조금 더 신경 써주면 배달직원들의 안전 사고가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