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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 우리은행 주식 매각 본입찰을 앞두고 연기금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달 사이 연기금들이 우리은행 주식 1029만8686만주(누적 순매수 기준)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연기금의 매수 행렬로 인해 우리은행 주가는 지난달 18일부터 상승세를 이어오다 현재 1만230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우리은행을 향한 연기금의 러브콜 배경에는 향후 민영화 가능성이 높고 저금리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자처가 없다는 것도 한 이유다.
실제 우리은행은 연간 4% 안팎의 안정적인 배당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실적 개선에 이은 주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투자처로써 매력적이란 얘기다.
이 같은 이유로 새마을금고, 교직원공제회는 전격적으로 사모펀드 IMM PE를 통한 우리은행 지분 매입을 결정했다.
두 기관은 각각 2000억원 내외 수준으로 투자금을 결정하고 IMM PE에서 1000억원 이상의 후순위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IMM PE는 우리은행 지분을 인수할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뒤 블라인드 펀드의 돈을 후순위 출자 형태로 모집하고, 나머지는 LP 공동투자로 모집된 금액을 우선주 형태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한편 증권가는 우리은행의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며 민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래에셋증권이 1만6000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그동안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던 현대증권도 뒤늦게 1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증권 구경회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그동안 우리은행의 주가 상승을 맞추는데 실패했다”며 “이유는 은행업종의 수익성이 악화되던 시기의 벨류에이션을 적용한데다 실적 개선을 간과했기 때문”이라고 자책했다.
이어 그는 “현재 수준의 수익성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우리은행의 ROE는 7%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현재 0.5배 수준의 PBR이 싼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경회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우리은행 주가의 관건은 △7%대의 ROE를 유지할 수 있을지 △현재의 대손비용률(0.3~0.4%)이 지속할 수 있을지 등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