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량 급감… 먹거리 확보 비상"대출규제, 실수요자 부담 커질 것"
  •  

    건설사들이 2017년 사업구상을 앞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저유가 지속으로 해외수주 물량이 대폭 줄어든 데다 최근 2∼3년간 영업이익을 이끌었던 주택시장도 암울한 징조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3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11월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233억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43% 급감했다. 

    2014년 하반기부터 유가하락에 따른 중동 재정악화로 신규발주가 지연·취소되면서 전반적인 규모가 감소한 탓이다. 이미 중국 등 다른 국가들과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 못하고 있는 국내 사정도 해외사업 부실의 원인으로 꼽혔다.

    박근혜 대통령 이란 방문으로 기대를 모았던 '52조원 잭밧'도 함흥차사다. 여기에 트럼프 미국대통령 당선인이 이란에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도 썩 달갑진 않다. 또 내년 이란이 대선을 앞두고 있어 불확실성 해소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 경기도 침체 갈림길에 접어들면서 먹고살길이 막막해지고 있다"며 "사업다각화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지만, 매출 비중이 상당한 해외부분 부실과 국내 분양시장 먹구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건설사에 해외수주 감소는 미래 먹거리 부족으로 연결된다. 현대건설은 올해 3분기 기준 해외 신규수주는 5조1408억원으로 전년 8조7212억원 보다 크게 줄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수주잔고 감소로 이어졌다. 해외잔고는 2015년 43조9826억원에서 올 3분기 41조8605억원으로 감소했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실장은 "해외건설에서 리스크로 꼽히는 저유가는 회복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 "건설사들도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계약보다는 관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 ⓒ해외건설협회·NH투자증권
    ▲ ⓒ해외건설협회·NH투자증권

    최근 해외사업 부실을 지탱한 분양시장도 흔들거리고 있다. 11·3부동산대책 이후 분위기가 급격히 위축된 데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건설사들도 내년 사업에 빨간불이 들어올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대책과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동시에 내놓으면서 분양시장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결국 내년 사업구상에 집중하는 건설사들은 먹거리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17년은 자연스럽게 사업을 연기하거나 축소하는 등 보수적 분위기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주 청약 결과가 나오는 서울 분위기가 내년 사업을 결정하는 기준점이 될 것이란 의견이다.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11·3부동산 대책을 통해 분양시장을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도다. 반면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돈줄을 죄면서 실수요자 접근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실수요자가 대출없이 내집마련에 적극 나서지 못한다"면서 "최근 높아진 집단대출 이자율과 잔금대출 규제는 실수요자들에게 집을 사지 말라는 이야기와 같다"고 강조했다.

    분양시장이 가라앉는다면 시행사들도 사업을 대폭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자금여력이 부족한 중소 시행사들은 하락시장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내놓을 수 없다. 이는 건설사 수주잔고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그렇다고 현장인력이 많은 건설업 특성상 단순히 사업을 중단할 수도 없다. 건설사는 사업 연속성을 위해 꾸준한 일감 확보와 현장 운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A건설 관계자는 "기존계획했던 사업지는 정부 정책과 무관하게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이번주 발표되는 청약 결과에 따라 내년 사업계획도 유동적으로 변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전략적인 수주를 통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을 유지하는 동시에 경영에 부담이 덜한 수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은 입주가 몰리는 내년 하반기에 신규분양을 내놓기는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면서 "기업을 유지하는 수주뿐 아니라 손실을 만회하는 다른 전략적인 사업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사들도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해 다각적 분석에 나서고 있다. 최근 정부 압박으로 수요자 부담이 커지면서 계약률을 높일 수 있는 당근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B건설 관계자는 "수요자들은 대내외적 작은 요소에도 심리적으로 받는 영향이 크다"면서 "중도금 무이자와 낮은 집단대출 이자율 등을 제공해 수요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