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계약서 논란에 "실거래가 신고제 시행 이전 일"

  •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2일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2일 "대기업의 잘못된 관행을 엄정히 근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뉴데일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2일 "대기업의 잘못된 관행을 엄정히 근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서 "일부 대기업 집단의 경제력 집중과 총수의 기업지배구조는 우리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재벌 저격수'라는 별칭에 맞게 대기업의 계열사 일거리 몰아주기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돼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던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에 대해서도 '같은 뜻'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후보자가 청문회의 벽을 넘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문재인 정부의 첫 인사청문 대상자였던 이낙연 국무총리는 자유한국당의 반대 속에 국민의당의 마음을 얻어 국회 인준에 성공했지만 김 후보자에 대한 야 3당의 태도는 냉랭하다. 

다운계약서를 비롯해 위장전입, 부인의 취업 특혜 의혹까지 일자 공정거래위원장으로는 부적격자라고 보고 있다. 

야 3당은 일제히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청문회는 초반부터 여야 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야당 측에서는 의사 진행 발언으로 자료제출이 부족하다고 주장을 했고 여당은 가족의 신상털기식 청문회는 안된다며 맞섰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반드시 필요한 자료가 제출이 안됐거나 허위제출된 부분이 있다"며 아들 병역특혜 의혹과 위장전입 의혹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같은당 정태옥 의원도 "청문회를 염두에 두고 각종 통장을 정리하지 않았나 의혹이 있다"며 2016년말 기준으로 통장 개설 현황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2일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2일 "대기업의 잘못된 관행을 엄정히 근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뉴데일리


  • 김 후보자는 △위장전입 △부인의 특혜 취업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그는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위장전입에 대해 "부인의 대장암 치료 때문이었다"면서 "많은 분들이 '재벌 저격수'인 제가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살았던 것에 의문을 가졌다. 제 개인적으로 특수한 사정이라 말을 못했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자식 교육을 위해 그렇게 한 부분이 없진 않지만 길거리에서 부인이 쓰러진 적이 있다"면서 "부인이 대장암 2기로 1년간 항암치료를 해도 5년 생존률이 반반인 상황이었다. 당시 강남 모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치료를 위해서 이사를 간 것이 중요 이유"라고 했다.

    김 후보자 2002년과 2005년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전입, 당시 재개발 이슈에 따라 부동산 투기를 하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김 후보자는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너무 적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돈 쓸 틈이 없어서 돈을 못 썼다"며 "연간 카드 사용액이 2000만원 정도로 은행 자동 이체나 인터넷 뱅킹으로 지출하는 생활비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카드사용액이 세액공제 기준에 미달해 입력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은 김 후보자의 논문 재활용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후보자가 2005년 12월 한성대에 연구실적을 제출했는데, 이 논문은 2005년 9월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에서 발주한 연구용역 논문을 다시 재활용해서 제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성대에 제출해야할 연구실적을 본인이 외부에서 연구용역비까지 받은 논문으로 재활용한 것은 연구윤리지침상의 사익편취로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김선동 의원도 김 후자 부인이 2013년 채용한 S고교가 교육청에 채용 사실을 보고할 때 부인의 토익점수인 900점이 아닌 901점으로 허위보고 했다고 폭로했다. 

    김 의원은 "김 후보자 부인에게 취업 특혜를 주기 위해 S고교가 조직적으로 가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이밖에도 다운계약서 작성 논란에 대해서는 "실거래가 신고제 시행 이전의 일"이라면서 논란을 일축했다. 

    장관급인 공정거래위원장은 국회의 임명동의안 없이 대통령의 임명이 가능하다. 이미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반대 속에 이낙연 총리 임명을 진행한 만큼 또 다시 밀어붙일 경우 국정이 급속하게 얼어붙을 공산이 크다. 

    11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 등 국회의 동의가 필수적인 굵직한 현안들을 앞두고 야권의 동의를 구하지 못할 경우 인선을 단행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