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단 단순 뇌물공여 및 제3자 뇌물죄 법리상 문제 제기"특검 공소사실 오류 지적 등 공모관계 놓고 공방"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삼성 측 변호인단이 특검의 공소사실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재용 부회장에게 적용된 단순 뇌물공여죄 및 제3자 뇌물죄가 법리상 맞지 않다는 의견이다.
     
    변호인단은 30일 서울중앙지법 510호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34차 공판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 소유의 독일 코어스포츠에 지원하기로 한 213억원을 문제 삼으며 단순 뇌물공여죄를 적용했다. 여기에 미르·K스포츠재단,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220억원은 제3자 뇌물공여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공소를 제기했다.

    하지만 특검의 공소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직무 연관성, 대가성과 함께 단순수뢰 공동정범이 입증돼야 한다. 공무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공무원인 최순실 사이에 이익이 공유됐다는 근거가 확인돼야 한다는 뜻이다. 때문에 '경제공동체'라는 말을 놓고 법조계 내외부에서 다양한 이견이 존재했다.

    특검은 대통령의 직무 특수성을 감안할 때 뇌물공여 사건의 직무 연관성과 대가성이 입증된 것으로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현안에 대한 공유가 있었고 독대에서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특히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뇌물수수를 공모한 공동정범이기 때문에 승마지원 등 재단 출연금도 뇌물수수로 봐야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승마지원을 포함한 재단출연은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이익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뇌물 및 제3자 뇌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뇌물은 공무원의 직무와 연관해 부당한 이익을 말하는 것인데 승마지원은 대한승마협회회장사로서 진행된 것이고, 재단출연은 비영리공익목적으로 이뤄졌다"며 "특검은 대통령이라는 직책의 특수성을 앞세워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하는데, 공통의 인식과 양해가 존재했다고 볼 수 없어 이 또한 적용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사 승마지원이 단순 뇌물죄에 해당한다고 해도 직무 연관성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비공무원인 최순실 측이 승마지원금을 전부 받았기 때문에 단순수뢰죄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특검은 대통령과 최 씨가 뇌물을 공모하는 관계였기 때문에 뇌물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며 "공여자 측에서 수수자의 사정을 어디까지 인식해야 공모관계로 판단되는지 선례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특검은 정유라가 탔던 말 '라오싱'이 국내로 반입된 것에 대해 '경위와 절차를 구체적으로 확인해달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전달했다. 앞서 변호인단은 삼성이 최 씨의 딸 정유라에게 말과 차량을 사줬다는 특검의 주장을 반박할 결정적인 증거로 라오싱에 대한 계약해지와 국내 반입을 증명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