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X화인케미칼 흡수합병 통해 확보… "중국 석탄화학 위기로 '초호황'""작년 흑자 전환, 올들어 영업익 확대에 기여… 'PE-PVC-NaOH'와 어깨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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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이 M&A(인수·합병)를 통해 확보한 TDI(Toluene Diisocyanate)가 효자 상품으로 변신했다.
21일 한화케미칼은 지난 2014년 'KPX화인케미칼(KPX fine chemical)을 M&A 시장에서 구매하면서 확보한 TDI가 올해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폴리에틸렌(polyethylene), PVC(polyvinyl chloride), NaOH(수산화나트륨)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단계로 TDI가 성장했다"며 "지난해 적자를 흑자로 전환한 것에 이어 올해는 회사 전체 영업이익에 기여하는 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TDI는 자동차 시트 등에 사용되는 폴리우레탄(polyurethane)의 핵심 원료 중 하나다. 한화케미칼은 생산한 TDI의 90%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어 국제 TDI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세가 뚜렷하다.
2015년 t당 평균 1658달러 수준에 거래되던 TDI는 지난해 t당 평균 2310달러로 가격이 상승했고 올해는 지난달까지 평균 t당 3626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번달 가장 최근 거래 가격은 t당 4450달러까지 치솟았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TDI의 스팟(spot, 일회성 거래) 가격은 t당 6000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TDI의 원료인 톨루엔(toluene) 가격은 t당 600달러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큰 변동이 없다. 이는 스프레드(spread, 원료와 제품의 가격 차이)를 확대하면서 수익성이 좋아지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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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반까지 TDI는 하락세를 타던 석유화학제품이었다. 중국이 석탄화학(coal to chemical)을 기반으로 대량의 벤젠(benzene)을 생산하고 이를 활용해 TDI를 직접 생산해 만들면서 국내에서 수입하던 물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TDI는 벤젠에 메탄(methane)을 결합시킨 톨루엔과 질소(N, nitrogen), 산소(O, oxygen)를 반응시켜 생산한다. TDI는 프로필렌(propylene)으로 만드는 PPG(polypropylene glycol)와 중합해 폴리우레탄이 된다.
1990년대 중반 TDI 생산을 시작했던 KPX화인케미칼은 연산 15만t 규모의 생산설비를 중국발 리스크로 셧다운(shut down, 가동중단)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2015년 한화케미칼에 흡수합병됐다.
2000년대 위기의 TDI가 다시 효자 석유화학제품으로 탄생한 원인에 대해 업계는 미국의 셰일가스(shale gas) 개발에 따른 저유가의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셰일가스 생산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국제유가는 석유화학의 경쟁력을 확대했지만 중국의 석탄화학은 위기로 내몰았다. 석유제품인 나프타(naphtha)를 활용하는 석유화학은 저유가로 원료 부담이 줄어들었지만 고유가 시절에 비싼 석유제품을 대체하기 위해 시작된 중국의 석탄화학은 저유가로 주춤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소비가 회복되고 있어 TDI를 비롯해 각종 석유화학제품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중국이 석탄화학 위기로 생산하지 못하는 각종 화학제품을 우리가 생산하고 있어 국내 석유화학사들의 수익성 확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TDI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은 한국바스프(연산 16만t), 한화케미칼(연산 15만t), OCI(연산 5만t) 등 3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