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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지수가 1년 2개월만에 700선을 돌파했다. 이에 코스피에 쏠렸던 투심이 코스닥으로 몰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 3일 701.13포인트로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코스닥의 약진은 몇 달 전부터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어느 정도 예견되고 있었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지난 6월부터 매수세로 전환한 뒤 지난달 17일에는 하루 동안 1694억원을 순매수하며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다.
외국인들은 특히 코스피 이전상장이 예정된 셀트리온과 자회사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비롯해 신라젠 등 제약업종과 서울반도체, 테스 등 반도체 업종을 주로 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고무적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부상은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책에 따른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일 ‘혁신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발표하고 앞으로 3년간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를 조성, 기술혁신형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방안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매년 1조원씩 3년간 3조원을 종잣돈으로, 민간에서 7조원을 유지할 예정이다. 여기에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이 20조원의 대출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업에 투자자금을 공급해 전체적으로 총 30조원의 자금을 혁신기업에 투입하게 된다.
코스닥 상장기업의 약 70%가 벤처기업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정부의 대대적 육성책이 시장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상승 가도가 적어도 연말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700선 안착 시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길게 보면 내년 상반기까지 더 높은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망 산업으로는 “제약‧바이오를 비롯해 IT 관련주가 수혜를 볼 것”이라며 “정부 정책과 관련된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정책관련주도 유망하다”고 언급했다.
단 일각에서는 코스닥 상승가도가 셀트리온 등 일부 대형주에 쏠려 있는 현상을 우려하는 견해도 있다. 특히 셀트리온의 경우 내년 3월 코스피로의 이전상장이 예정돼 있어 자칫 시장 전반의 ‘거품’이 꺼질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특정주에 쏠려 있는 투심이 분산되면서 전반적인 매수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 시장의 수요가 특정 종목에 집중돼 있는 것은 맞지만 이전상장 후에도 다른 종목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에서 셀트리온 상승분을 제외하면 전체 상승률은 2.2%에 불과할 정도로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외국인이 셀트리온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다른 섹터로 주가 상승이 확산될 조짐이 있으며 정부의 중소기업 중심 경제정책으로 중소형주 수혜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