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 이란 엔텍합, 터키 베스텔 압축 대유, 그룹 유보금 500억 확보… 유증·FI 모집 추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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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대우전자 인수전이 대유위니아, 이란 엔텍합, 터키 베스텔 3파전으로 압축됐다. 국내 유일한 입찰자 대유위니아는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할 수 있을까? ⓒ 각 사
동부대우전자 인수전이 3파전으로 압축됐다. 국내 업체로는 '딤채'로 알려진 대유위니아가 유일하게 본입찰에 참여했다. 대유는 이란의 엔텍합, 터키의 베스텔과 경쟁하게 된다.
6일 IB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는 대유위니아, 이란 엔텍합, 터키 베스텔 세 곳이 참여했다. 앞서 유력후보로 거론됐던 국내 의류업체 글로벌세아, 중국 메이디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KTB프라이빗에쿼티 등 동부대우 재무적투자자(FI)는 마지막 입찰자인 베스텔과의 실무 협의 후 다음 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베스텔은 28일 마감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추가 합류했다.
업계는 유일한 국내 입찰자인 대유위니아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대유는 해외 매출 확대, 김치냉장고 딤채에 쏠린 수익 구조 완화를 위해 이번 인수전에 나섰다. 자금조달, 실무진 협상 등 실질적인 작업은 대유위니아의 모기업인 대유그룹이 진행하고 있다.
대유의 경우 해외 매각 시 우려되는 이른바 '먹튀 매각'의 위험이 적다. 예비입찰 전부터 꾸준히 거론됐던 광주공장 폐쇄와 직원 해고 등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다는 점이 유리하다. 나머지 두 곳의 해외 업체는 중국, 멕시코 등 해외 시설에 관심을 둔다는 점에서 광주공장 존치를 장담할 수 없다.
동부대우 광주공장 노조는 금호타이어 매각 이슈를 예로 들며 해외 매각을 반대해왔다. 대유는 해외 업체에 비해 노조와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노조 차원의 지지도 가능하다. 대유가 올해 본사와 공장을 광주로 이전해 동부대우와 같은 지역적 기반을 가진 것도 유리한 점이다.
업계는 대유가 동부대우를 인수할 경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광주 지역을 소형가전 생산의 메카이자 수출 전진기지로 육성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는 지역 경기를 살릴 수 있는 국내 후보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동부대우 FI 측도 해외 매각에 대한 반대 여론, 사업 지속 가능성 등을 협상자 선정에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란 엔텍합의 경우 미국 수출의 어려움으로 현 동부대우 해외 수출의 일부를 차지하는 미국 분을 장담할 수 없다는 리스크가 있다. 베스텔도 해외 영업망과 생산시설에 관심을 두고 있어 국내 사업 지속 여부는 미지수다.
관건은 인수자금이다. 업계는 연매출 4000억원 대의 대유가 연매출 1조를 넘어서는 동부대우를 감당하기에는 무리라는 우려를 앞서 내놨다. 인수 후 추가로 투입돼야할 1000억원의 운영자금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유는 이번 인수에서 그룹 차원의 자금을 적극 활용 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측은 현재 인수에 투입할 그룹 사내 유보금 500억원을 확보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금액은 앞서 제시한 유상증자, 투자자 모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2000억원 대로 알려졌던 동부대우 매각가격이 1000억원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예측대로라면 자금 문제는 그리 어렵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대유가 동부대우와 같은 광주 지역에 기반을 뒀다는 점, 해외 업체에 비해 광주공장과 직원 고용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대유 측에서 이미 일부 자금을 확보하고, 추가 자금 계획도 마련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